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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로토루아 지옥문(Hell's Gate)을 가다.

뉴질랜드

by Travel Memories of GG Couple 2024. 4. 15.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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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6
오전에 마운틴제이드의 투어에 참석했다. 마운틴제이드는 옥을 가공하고 판매하는 곳이다. 투어에서는 마오리족이 신성하고 귀하게 여기는 옥의 산출과 가공 과정을 소개한다고 한다. 전시 및 판매장에 들어서자 입구에 큰 옥 덩어리가 놓여있다. 겉을 연마해서 짙은 녹색이 유리 광택으로 반짝였다. 옥이 많이 나오는 나라답다.   

마오리족은 옥을 포나무(pounamu)라고 불렀다고 한다. 주로 남섬의 강에서 채취했다. 마오리족은 옥을 귀하게 여겨서, 가공해서 몸에 지녔다. 옥은 상당히 단단하기 때문에 가공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넓은 매장은 옥 가공품으로 가득차 있었다. 마오리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곳도 있었다. 작가에 따라 특색있는 문양을 볼 수 있었다. 

안에 있는 작업실에서 옥을 가공하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강철 톱으로 옥을 자르고 연마하는 장치들이 놓여있었다. 건미와 곡규는 단단한 물질의 가공에 대한 경험이 있어서 친숙하게 느껴졌다. 마지막에는 참가자들에게 작은 옥 조각과 목걸이 줄을 하나씩 주었다. 모양은 사다리꼴이었는데 마오리족에게는 용기의 의미를 가진다고 했다. 

투어가 끝난 후 다음 일정까지는 시간이 있어서 로토루아 스카이라인을 타러갔다. 곤돌라를 타고 올라가서 로토루아와 호수를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이다. 점심 식사와 루지, 자전거 타기, 짚라인 등 다양한 놀이 프로그램도 할 수 있었다. 산악 자전거를 가지고 곤돌라를 타는 사람들도 많았다. 아마 뉴질랜드의 액티비티 수도일 것 같다. 지도를 보니 루지나 자전거 코스가 대단해 보였다. 한쪽에는 아이들을 위해서 루지를 배치해 놓았다. 우리는 시간이 별로 없어서 곤돌라와 점심 패키지 표를 구입했다. 

먼저 부폐 식당에 들렀다. 창 밖으로 보이는 로토루아 전경과 호수가 아름다웠다. 아주 다양한 음식이 제공되었다. 김치와 된장국도 있었다. 둘러보니 한국 단체 관광객들이 아주 많았다. 

식사 후에 산책을 하면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햇살이 너무 강해서 선글라스를 쓰고도 눈이 많이 부셨다. 분화구였던 로투루아 호수 가운데에는 작은 섬이 하나 있었다. 이 곳에 살던 마오리족 젊은이들의 사랑 이야기를 노래한 것이 우리나라에서는 연가라는 노래로 번안되었다고 한다. "비바람이 불던 바다 ..."로 시작하는 노래이다. 옛날에 즐겨 불렀던 기억이 있다. 로토루아와 호수의 아름다운 전경을 둘러보고 내려왔다. 자전거길을 확장하는 공사가 벌어지고 있다. 자연 보존에 철저한 나라이지만 관광을 위한 투자도 대단한 것 같다. 

로토루아 호수의 동쪽에 있는 헬게이트 지열보호 지역과 머드 스파를 방문했다. 마오리족이 오래 전부터 마오리 전사들이 상처 치료를 위해서 진흙온천과 유황온천을 했던 곳이라고 한다. 

먼저 14:30에 시작하는 지열 보호지역 투어에 참여했다. 마오리족 청년이 안내했다. 그는 이 지역에 사는 마오리족의 후손이었다. 이 곳의 마오리 이름은 티키테레였다. 역 650년전 추장의 아내였던 공주가 남편의 학대 때문에 이 곳의 끓는 물에 몸을 던져 죽었고, 공주 어머니의 절규를 줄여서 티키레레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1871년부터 이곳은 스파와 자연경관으로 유명해졌다. 1934년 아일랜드 극작가 버나드 쇼가 방문해서 끓어 오르는 진흙탕과 유황연기에 감탄하면서 "이곳이 바로 지옥의 입구일 것 같다"라고 했다고 한다. 그 뒤로 지옥 문(Hell's Gate)으로 부르게 되었다.  
지열 보호지역 입구에는 마오리 건물이 있었다. 문자가 없었던 마오리족은 조각과 구전으로 역사를 전승해왔다. 이들은 계보를 중요시 해서 선조를 집의 지붕 가운데에 표시하고, 이 건물과 관련된 중요한 사람을 양측에 조각했다고 한다. 뒤 벽에 보이는 얼굴은 마오리 신화에 나오는 루아우모코(Ruaumoko)이다. 그는 지진, 화산, 계절을 관장하며 불의 신이어서 사람들을 따뜻하게 해준다. 아마 이 곳이 지열 지대여서 이 신의 영역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 

지열 보호지역에서는 2km의 트레일을 따라 걸으면서 수 많은 지열 현상을 볼 수 있었다. 이 곳은 지하 약 5km 정도에 마그마 챔버의 가지가 있고, 지하수가 스며들어가서 데워지고, 마그마의 성분이 포함되어 지표로 올라온다고 한다. 가이드에 따르면 어떤 연못은 뜨거운데다가 강한 산성까지 띠고 있어서 우리 몸도 녹일 수 있다고 한다. 이처럼 뜨겁고 강한 산성을 띈 열수용액 때문에 암석이 분해되어 점토 광물로 변해서 머드 연못들이 이어져 있었다. 미국 엘로스톤국립공원에서도 같은 연못을 많이 보았던 기억이 났다. 버나드 쇼는 몇 개의 연못에도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헬스 게이트는 비옥한 토양, 지열과 유황 연기 때문에 나무고사리(silver fern)와 이끼와 같은 독특한 식물군을 이루고 있다고 한다. 과연 나무 줄기에는 이끼가 많았다. 그런데 같은 나무 줄기에도 이끼가 누렇게 죽은 쪽과 파랗게 살아있는 쪽이 있다. 이끼가 누렇게 죽은 쪽이 유황가스가 불어오는 방향이라고 한다.  

트레일 가운데 부근에 폭포가 보였다. 카카히 폭포이다. 이 폭포에서는 뜨거운 물이 쏟아지고 있다. 마오리족 전사들이 부상 치료를 위해서 이 곳에서 목욕을 했다고 한다. 바위를 깎아서 씻기 좋게 폭포수가 가늘게 떨어지도록 했단다. 

숲을 벗어나니 다시 열수 연못과 끓는 진흙탕이 이어진다. 곳곳에서 매캐한 유황 가스가 날아든다. 가이드에 의하면 이 지역의 마오리족은 녹색 물풀이 자라는 물만 마셨다고 한다. 물풀이 자라지 않은 물은 유독하기 때문이다. 

열수 보호지역 투어를 마치고 머드 사우나를 했다. 머드를 얼굴과 몸에 바르고 햇볕에 말렸다. 모두들 머드를 얼굴에 바르면서 즐거워했다. 이 곳 머드는 암석이 열수로 풍화된 것이어서 미네랄이 훨씬 풍부할 것 같다. 20분이 지나면 샤워를 하고 유황풀로 옮겨가야 했다.

유황풀의 모습이다. 따뜻한 노천 유황 온천탕이다. 이 곳은 시간 제한이 없어서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 진짜 온천수이다. 뉴질랜드의 강렬한 햇빛에 시달린 피부가 회복되기를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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