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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로토루아 테푸이아(Te Puia)를 가다.

뉴질랜드

by Travel Memories of GG Couple 2024. 5. 1.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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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7

오전에 로투루아 남쪽에 있는 테푸이아로 갔다. 이 곳에서는 뉴질랜드를 상징하는 새인 키위를 보호하는 센터, 간헐천을 비롯한 지열 지대, 그리고 마오리족 예술과 기능 연구소가 모여있고 마오리족 노래와 춤, 그리고 하카 공연도 한다. 로토루아에서 반드시 방문해야 하는 곳으로 꼽힌다. 입구에는 관광객들이 아주 많았다.  

대기 공간에는 마오리족의 나무 조각이 전시되어 있다. 마오리족 신화 속의 생물과 조상, 그리고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을 담고 있어서 마오리족의 역사와 문화적 정체성을 보여준다고 한다. 조각이 정교하고 섬세했다. 

10시에 가이드가 안내하는 투어가 시작되었다. 20명 정도로 여러 팀으로 나누어서 가이드가 안내했다. 가이드는 모두 마오리족이다. 우리 가이드는 비교적 알아듣기 좋은 영어를 구사해서 좋았다. 안으로 들어가니, 지열지대답게 여기 저기 유황 증기가 피어 오르고 있다. 남반구의 햇살은 너무 강해서 선글라스를 써도 눈이 부시다. 

먼저 키위보호센터를 방문했다. 가이드는 키위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을 해주었다. 키위는 뉴질랜드에만 살고 있는 새이다. 천적이 없다보니 날개가 퇴화되어 날지 못하게 되었다. 개, 고양이, 담비, 주머니쥐, 쥐의 공격 때문에 멸종위기에 처해있다. 특이한 것은 키위의 털이 새의 깃털보다는 고양이의 털과 비슷했다. 기후변화 때문에 탈수증에 시달리면서 멸종 위기를 앞당기고 있다고 한다. 크기는 닭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큰 것 같았다. 밤이 되면 긴 부리로 땅 속에 있는 벌레를 잡아 먹는다고 한다. 뉴질랜드 사람들은 키위를 아주 아끼는 것 같다. 스스로를 키위라고 부른다고 한다.  

키위에 대한 설명을 듣고 키위가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어둠컴컴한 실내였다. 복도 유리창 너머로 키위 두 마리가 멀리서 왔다갔다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직접 눈으로 키위를 볼 수 있다니 행운이다.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서 눈에 담고 왔다. 키위센터를 나와서 지열지대로 이동했다. 가는 길에 진흙이 보골보골 끓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산성을 띈 뜨거운 열수 용액에 암석이 풍화되어 점토로 된 것이다. 아래에서는 지금도 열수가 올라오고 있다. 볼 때마다 참 신기한 느낌이 들었다. 

하루에 15회 정도 분출한다는 간헐천을 만났다. 우리가 머무르는 동안 끊임없이 열수가 솟아오른다. 증기도 함께 피어 올랐다. 미국 옐로우스톤 국립공원이나 일본에서 간헐천을 보았지만, 이렇게 오랫동안 분출하는 간헐천은 처음이다. 주변에는 열수에 녹아있는 광물질이 침전되어 마치 종유석처럼 보이는 암석이 둘러싸고 있었다. 대단한 곳이다. 

간헐천을 뒤로 하고 부근의 지열지대를 주욱 걸었다. 가는 곳마다 증기가 피어오르고, 작은 간헐천들이 뿜어져 나왔다. 한참을 걸어가니 마오리족이 지열을 이용해서 요리를 하는 시설이 보였다. 

지열지대를 둘러보고 뉴질랜드 마오리족 예술과 기능 연구소 견학을 하러 갔다. 나무, 돌과 뼈에 조각하는 것과 직조를 교육하고 연구하는 국립 기관이다. 마오리족의 문화를 지키고, 보존하고, 진흥하는 중요한 곳이다. 1963년 관련 법안이 제정되고, 연구소가 설립되고 발전되어 왔다고 한다. 건물도 제법 규모가 컸다. 

모든 작업실을 방문객이 관람하기 좋게 배치해 놓았다. 처음에는 뼈, 돌, 청동을 조각하는 작업실이 있었다. 마오리족의 전통 문양을 새기고 있다. 

안으로 들어가자 아래층에서 목각을 하는 작업실을 내려다 볼 수 있었다. 커다란 나무 조각에 마오리족의 전통 조각이 섬세하게 새겨져 있다. 나무조각을 하는 곳의 규모가 제일 컸다. 

계단을 내려가자 직조를 하는 곳이 나왔다. 창포처럼 생긴 식물의 잎을 길게 자르고 엮어서 천을 만들고, 그 천으로 옷을 만들고 있었다. 

한켠에는 직조한 마오리족의 옷을 전시해 놓았다. 제법 섬세하고 디자인도 근사했다.  

연구소 관람을 마치고 옆 건물에 있는 전시 및 판매소를 둘러본 후 마오리족 문화 관람을 했다. 춤과 노래 그리고 하카는 로투루아 첫날 방문했던 마오리족 마을과 비슷하면서도 약간 달랐다. 

테푸이아 관람을 모두 마치고 나니 오전이 훌쩍 지나갔다. 두번째 방문지는 지열테라스로 유명한 오라케이 코라코 히든 밸리이다. 로토루아에서 남쪽으로 한 시간 가량 걸렸다. 입구에 이 곳의 역사를 담은 큰 돌이 서 있었다. 호수 너머로 지열지대임을 알리는 유황 증기가 피어올랐다.

지열지대는 호수 건너편에 있었다. 작은 배가 수시로 방문객을 날랐다.  

갈림길에서 왼쪽 데크를 따라 올라가니 Rainbow and Cascade Terrace가 나왔다. 열수 침전물과 열수에서 번성하는 조류 때문에 짙은 금색 무늬가 이채롭다.  

조금 더 올라가니 철성분이 많아서 검붉은 색을 띈 작은 절벽에서 열수가 흘러 나오고 있다. 주변은 흰색 열수침전물 위를 금색과 암녹색 조류가 덮고있다. 열수 지역이 아니면 쉽게 볼 수 없는 모습이다.  

데크를 따라 좀 더 올라가니 평평한 Golden Fleece Terrace가 펼쳐져 있다. 멀리 하얀색 열수침전물로 덮힌 절벽 아래로 열수가 작은 개울을 이루며 흘렀다. 작은 연못에서는 기포가 올라왔다. 

코끼리 바위를 지나서 위로 올라가자 라우타푸 동굴이 나왔다. 비스듬하게 아래로 깊이 파여있고 바닥에는 에메랄드색 연못이 보였다. 신성한 동굴이라고 한다. 생성과정은 확실하지는 않다고 한다. 지열지대에는 동굴이 별로 없어서 희귀한 사례라고 한다. 

구부러진 데크 길을 돌아서자 유황냄새가 짙어지고 머드풀이 나왔다. 베이지색 진흙이 여기저기에서 보글보글 끓고 있었다. 

아름다운 숲길을 따라 한참을 내려왔다. 이번에는 오른쪽 데크 길에서 Rainbow & Cascade Terrace를 내려다 볼 수 있었다. 위에서 보니 금색 조류 매트가 아름다웠다. 

조금 더 내려오니 Soda Fountain이 나왔다. 작은 풀에서 기포가 끓는 것처럼 올라오고 증기가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다. 침전물이 쌓여서 생긴 물줄기를 따라 맑은 물이 흘러내렸다. 멋진 곳이다. 

여유있는 산책과 아름다운 열수 테라스를 즐길 수 있는 기회였다. 다시 호수를 건너서 로토루아로 돌아왔다. 과연 듣던대로 로토루아는 타우포 지열지대의 중심지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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