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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여행: 잉카의 공중도시, 마추픽추를 가다

남미 여행/페루

by Travel Memories of GG Couple 2023. 8. 11.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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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08
드디어 마추픽추를 가는 날이다. 쿠스코에서 아침 일찍 올란타이탐보까지 버스로 이동했다. 올란타이탐보 역에서 페루기차(PERURAIL)를 만났다. 푸른색 기차에 노란색 글씨가 뚜렷하다. 플랫폼에는 찐 옥수수와 기념품을 파는 원주민들이 많았다. 

성스런 계곡(Sacred Valley)을 따라 기차는 달렸다. 차창으로 보이는 페루의 산은 정말 험준했다. 구름이 끼어서 신비해 보이기까지 했다. 

기차 천장에도 창이 있었다. 그 창으로 산의 윗부분까지 잘 볼 수 있었다. 

페루레일에서는 커피와 스낵도 제공해 주었다. 우리 칸은 등급이 높은 편인 것 같았다. 

마추픽추 가까운 도시이자 이 노선의 종점인 '아구아스 깔리엔테스'에 도착했다. 이 곳에서 마추픽추 입장권을 구입해야 한다. 우리 일행들은 표를 사려고 줄을 섰다. 

마추픽추 바로 아래에 있는 이 도시는 아담했다.  

버스를 타고 지그재그로 난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마추픽추를 향해서 한참을 올라갔다. 드디어 입구에 도착했다. 

마추픽추는 15세기에 세워진 잉카제국의 요새이다. 15세기 잉카 지배자인 파차쿠티 잉카 유판쿠이의 궁전으로 알려져 있다. 쿠스코에서 북서쪽으로 80km 정도 떨어져 있다. 해발 2,430m의 산 능선에 있었다. 고도가 아주 높지 않아서 쿠스코에서 겪었던 고산증 증세는 없어졌다. 16세기 말 스페인의 한 병사가 이 곳을 방문한 뒤로 19세기까지는 잊혀진 곳이었다. 밀림으로 뒤덮여 기억 속에서 사라졌던 이 곳은 1867년 독일 사업가에 의해서 발견되었다. 1911년 미국 역사학자이자 탐험가인 빙햄이 이 지역을 방문했고, 그 다음 해부터 미국 예일대학과 네이셔널 지오그래픽, 그리고 페루 정부의 후원을 받아서 1915년까지 정리와 발굴을 했다고 한다. 1983년에 유네스코 세계 문화 및 자연 유산으로 등재되었다. 

건너편을 바라보니 깊고 구불구불한 협곡을 따라 황토색 우르밤바 강이 흐르고 있었다. 협곡 사이사이마다 가파른 산봉우리와 사면이 보였다. 장관이다. 

마추픽추 안으로 들어갔다. 서쪽에 있는 입구를 지나 동쪽으로 이동했다. 테라스가 늘어선 지역을 지나자, 돌을 쌓아 만든 담과 돌집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 돌담을 경계로 마추픽추 도시 지역이 시작된다. 

돌담과 돌집을 지나니 테라스와 집터가 보인다. 도시의 높은 곳에는 신전과 지배층의 거주지가 있다고 한다. 아래 쪽에는 주로 테라스가 있는 것 같았다. 저 멀리 뒤에는 와이나픽추가 가파르게 솟아있다. 

도시에서 먼저 들어선 곳은 귀족들이 살았던 지역이라고 한다. 복원을 많이 한 것 같다. 돌로 벽을 세웠고, 지붕을 지탱하는 삼각형 모양의 벽도 만들었다. 아마 지붕은 나무로 만들었던 것 같다. 벽마다 세 개의 창이 나 있었다. 

테라스도 잘 만들어져 있었다. 비가 많이 오는 지역의 특성을 고려하여 산사태가 일어나는 것을 피하고 농사를 지을 목적이었다고 한다. 잉카인들의 테라스 축조 실력은 이미 올란타이탐보에서 경험했다. 

계단을 따라 조금 올라가니 태양 신전이 보였다. 왕릉으로 사용하는 바위 위에 반원형으로 만들었다. 돌을 정교하게 갈아서 마름돌 기법으로 만들었다. 기반이 되는 바위와 마름돌의 맞추어진 모습이 정교하다. 마추픽추에서 가장 정교한 건물이라고 한다. 쿠스코의 태양 신전에 비하면 정교함은 조금 떨어지는 듯하다. 이 곳에서 건축에 동원할 수 있는 인적 자원을 쿠스코와 비교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아주 단단한 화강암을 정교하게 가공하여 만든 건축물을 보니 감탄이 절로 나온다.    

왕릉 옆의 바위 사이 틈을 다듬은돌을 쌓아서 막아 놓았다. 정교함은 좀 떨어진다. 그러나 바위와 마름돌이 만나는 선이 자연스럽고 부드럽다. 윗부분에는 큰 마름돌을 얹어서 부수기 어렵게 해 놓은 것 같았다. 

바위 아래에는 동굴처럼 빈 공간이 있었다. 그 내부에는 마름돌로 정교하게 만들어진 벽이 보였다. 벽에는 아래위로 길게 안으로 들어간 공간을 만들어 놓았다. 입구 쪽에는 바위를 다듬어서 만든 계단같은 구조가 보였다. 무언가 올려 놓거나 의자로 사용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빙햄은 이 곳을 무덤이라고 불렀지만 이 곳에서 유해가 발견된 적은 없다고 한다. 

태양 신전을 위에서 내려다 보았다. 반원형 모양의 벽에 창문이 하나 보이고, 벽 안쪽에는 작은 홈들이 보였다. 천문 관측에 사용된 것인 것 같았다. 신전 가운데에는 바위가 볼록하게 위로 돌출되어 있다. 제물을 올려 놓는 곳이었을까?

 

안데스 토끼도 만났다. 사람들이 오가는 것을 신경쓰지 않는 것 같았다. 풀도 없는 곳인데 보초를 서고 있는 것일까? 

암석을 쪼갠 흔적인 것 같다. 

빙햄이 성스런 광장이라고 부른 곳에 신전들이 있었다. 주신전(Prinipal Temple)도 그 중 하나이다. 가장 큰 건물이며, 아주 큰 바위로 만든 마름돌을 맞추어서 지었다. 세 개의 벽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 벽의 아래 부분은 거대한 바위를 다듬은 것이다. 바위 가공 기법이 남다르게 느껴진다. 신전 내부 윗부분에는 제물을 올려놓거나 천문 관측에 사용했을 것 같은 안으로 들어간 사디리꼴 모양 공간이 줄지어 보였다.  

주신전 가까운 곳에 3개 창문의 신전(The Temple of Three Windows)이 있다.  이 건축물도 큰 바위를 이용하여 만들었다. 큰 것은 무게가 3t에 이른다고 한다. 세 개의 창에서 앞에 보이는 산 세개가 각각 잘 보인다고 한다. 빙햄은 이 창문들이 태양의 세 자녀가 땅으로 내려온 신화적인 동굴 3개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믿었다고 한다.   

우리를 안내해준 가이드이다. 토착민들의 케츄아 문화와 언어의 정통성을 힘주어 강조하려고 애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스페인 식민주의에 잃어버린 정체성을 되찾으려는 의식이 높아지는 것 같아서 다행스럽게 느껴졌다. 

인티우아타나(Intihuatana) 바위이다. 종교 의식에 사용하는 바위 중 하나라고 한다. 케추아어로 인티는 태양을 의미하고, 우아타는 묶음을 뜻한다고 한다. 태양을 묶는 도구나 장소의 의미이다. 동지에 태양을 향하도록 정렬되어 있다고 한다. 실제로 매년 11월 11일과 1월 30일에 태양이 이 돌 바로 위를 비추어서 그림자가 생기지 않는다고 한다. 동지를 알아내는 해시계로 사용한 돌이다. 

건물 창 사이로 멀리 테라스와 돌집들이 보였다. 

마추픽추의 동쪽에는 독수리 신전이 있었다. 독수리는 잉카에서 권력과 풍요의 상징이다. 비스듬하게 기울어진 두 바위가 독수리의 날개를 나타내는 것 같다. 

독수리 날개 바위 앞 바닥에는 독수리 머리를 조각해 놓았다. 

이 주변 지상과 지하에는 감옥으로 사용한 건물들이 있다고 한다. 

되돌아 나오면서 북쪽의 높은 지역을 지나게 되었다. 마추픽추를 지키던 보초병 숙소가 테라스 위 가장 높은 곳에 보였다. 변덕스러운 안데스 날씨는 비를 뿌리기 시작했다. 

북쪽 높은 곳에서 마추픽추 전경을 내려다 보았다. 마추픽추의 가운데 잔디가 푸른 광장이 중앙광장이다. 이 광장을 경계로 주거지역과 종교지역이 나누어진다. 신전과 성직자가 거주하는 종교 지역은 서너개의 작은 테라스 위 높은 곳에 있다. 배경에 보이는 와이나픽추가 뒤에서 마추픽추를 보호하고 있는 것 같이 느껴졌다.  

마추픽추에는 관개시설이 잘 마련되어 있었다. 바닥에 물길을 파서 곳곳에 물이 공급될 수 있도록 해 놓았다. 

마추픽추를 오르내리는 지그재그 모양 길이 내려다 보였다. 아래 도시에서 걸어서 올라올 수도 있다고 한다. 

버스를 타고 아구아스 깔리엔테스로 돌아왔다. 우리 호텔은 우르밤바 강가에 있었다. 큰 비가 내렸는지 엄청난 양의 물이 거세게 흘렀다. 물소리가 너무 크다. 오늘 밤 잠을 잘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도시 구경도 하고 저녁식사도 하려고 나왔다. 도시의 주 광장을 지나게 되었다. 잉카 황제 같아 보이는 상이 세워져 있었다. 두 팔을 벌린 모습이 멋져 보여서 따라 해보았다. 

작은 도시이지만 아주 좋은 식당(Tree House)을 찾을 수 있었다. 목조 건물이 편안하다. 좋은 음식과 피스코 사우어(페루 칵테일)를 맛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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