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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클론맥노이스 수도원 유적지에 가다.

유럽 여행/아일랜드 여행

by Travel Memories of GG Couple 2023. 6. 6.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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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16
골웨이 여행을 마치고 더블린으로 가는 길에 클론맥노이스 수도원 유적지에 들렀다. M6번 고속도로를 80km정도 달려 1시간 정도 걸렸다.

클론맥노이스 수도원은 샤넌강 옆에 있었다. 그 주위는 돌로 만들어진 담장이 둘러싸고 있었다.

6세기에 성인 키어란이 이 곳에 수도원을 건립하였다. 당시에는 작은 목조 건물이었다고 한다. 역사적으로 볼 때 아일랜드에서도 초기에 생긴 수도원 중 하나이다. 이 수도원은 이후 매우 번성하였다. 훌륭한 수도원인데다가 아일랜드의 중앙에 위치하여 당시 소왕국 3곳의 경계에 있어서 교류의 중심지가 되었다. 수도원 생활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다. 자료를 찾아보니, 수도원에서는 신앙 생활과 함께 노동을 신성시하고 교육과 학문을 권장하였다고 한다. 기독교 예술과 문화유산 보존에도 힘썼다. 수도사 중에는 예술이나 저술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인 분들이 많았다. 아일랜드의 유명한 양피지에 쓰여진 고서 중에는 이 곳에서 만들어진 것도 있다. 수도원이 커지면서 주변에는 자연스럽게 마을이 생기고 생활용품과 함께 석공과 철물 등을 다루는 산업이 발달하게 되었다. 이 수도원을 후원하던 왕을 비롯한 상류층들이 이곳에 묻히면서 십자가, 무덤석판 등에 대한 수요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왕실의 공동묘지였던 셈이다. 

곳곳에 돌로 만든 십자가와 묘지석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다음 사진처럼 규모가 큰 것들도 많았다.  

이 수도원은 8세기에서 12세기 사이에 번영을 이루어서 아일랜드에서 가장 훌륭한 교육과 종교 생활의 중심이 되었다. 당시의 대학과 같은 역할을 했기 때문에 아일랜드는 물론이고, 영국과 유럽 대륙에서도 학생들이 찾아왔다고 한다. 한편 이 수도원은 이 기간 동안 수많은 아일랜드인, 바이킹족, 앵글로-노르만의 침입을 번갈아가면서 받았다. 수도원이 모두 불타는 일도 십여 차례 이상 있었다고 한다. 수도원은 다시 재건이 되면서 고난을 이겨냈다. 12세기부터 수도원 바로 북쪽에 있는 아스론이 중부 아일랜드의 무역 중심으로 성장하면서 이 수도원과 지역은 쇠퇴하기 시작했다. 1552년에 영국 수비대에 의해서 파괴되고 말았다고 한다. 그래도 무려 천년에 걸쳐서 유지된 수도원이다. 
수도원 입구에 들어서니 석조 유적만 남아있다. 성당으로 보이는 벽채만 남은 건물과 원형탑, 그리고 수많은 십자가와 묘지석이 보였다. 사람의 수명은 채 백년도 되지 않는다. 오래 동안 변치 않는 돌에 의지해서 희미한 기억을 부스러기처럼 남길 뿐이다.  

마침 이 곳의 전체적인 모습을 알 수 있는 지도가 담긴 타일이 있었다. 10세기에는 성당 3곳과 큰 십자가만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성당과 원형탑이 늘어났음을 알 수 있었다. 남아있는 것은 7개의 성당, 두개의 원형탑, 세개의 큰 십자가, 그리고 수 많은 초기 기독교 무덤석판이다. 전성기에는 성당이 17개에 이르렀다고 한다.  

오루크 원형탑이다. 종탑이었다고 한다. 외부의 침입에 대비하여 귀중품을 보관하고, 대피 공간이었다는 주장도 있다. 사다리를 이용해서 아래쪽 입구로 들어간 후 사다리를 안으로 끌어올리고 안에서 문을 잠궜다는 것이다. 내부는 여러 층으로 되어 있어서 귀중한 물건을 보존할 수 있었을 것이다. 당시 수도사들의 고난이 느껴진다. 한편 굴뚝 모양의 구조 때문에 화공에 취약해서 피신할 수 없었다는 주장도 있었다. 

더못 성당과 바로 앞에 서 있는 성경 십자가(Cross of the Scriptures)를 만났다. 서기 908년에 세워졌다고 하는데 높이가 4m에 이른다. 이 것은 모조품이고 진품은 보존을 위하여 방문객센터 안에 있다. 뒤에 있는 더못 성당은 규모가 가장 크다. 

성당의 다른 쪽 현관 위에는 소박해 보이는 세 사람의 부조가 보였다. 찾아보니 왼쪽에서부터 성 도미니크, 성 패트릭, 그리고 성 프란시스코라고 한다. 성프란시스코 성인의 머리가 없어졌다. 15세기에 만든 것이다. 

맥카시 원형탑이 높게 솟아있고 왼쪽에는 핑힌 성당이 있다. 이 탑은 돌로 덮인 뾰족한 원뿔형 지붕도 남아있어서 온전해 보인다. 

방문객 센터이다. 전시물을 둘러볼 수 있었다. 

방문객 센터에 보존된 성경 십자가이다. 사암에 조각했다. 여러 조각을 연결한 것이 아니라 전체가 한 덩어리이다. 이 십자가는 독특하게도 양쪽의 두 팔이 약간 위로 올라가 있다. 더 경쾌하고 생동감있게 보인다고 한다. 십자가에 성경 속 예수의 일생과 고난 등의 주요 장면들이 새겨져 있기 때문에 성경 십자가이다. 교차 부분에 태양과 같은 둥근 원이 겹쳐진 전형적인 아일랜드 십자가이다. 사면에 새겨진 조각은 성경 교육에 사용했다고 한다. 

높은 십자가(High Cross)이다. 9세기에 플랜 왕의 아버지의 요청으로 세워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도우링성당의 남서쪽에 위치해서 남쪽 십자가라고도 한다. 레이스와 기하학적 장식으로 덮여있다. 십자가 뒤 편으로 무덤 석판 유적이 전시되어 있는 것이 보인다.

밖에 세워진 이 높은 십자가는 모조품이다. 

성당의 아치 창문 너머로 원형탑이 보였다. 

성 키어란 성당이다. 규모는 자그만하다. 아마 성 키어란이 이 곳에 잠들어 있을 것 같다. 

 예상보다 더 오랫동안 클론맥노이스 수도원을 둘러보았다. 볼거리도 많았고, 아일랜드의 역사와 우리나라 역사를 비교하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일랜드의 수도인 더블린으로 가는 도중에 고풍스러운 식당을 만났다. 오래된 요새 레스토랑(Old Fort Restaurant)이다. 알고보니 상을 많이 받은 곳이다. 맛나게 식사를 하고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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