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8.15
모호의 절벽을 출발하여 골웨이를 향했다. 아일랜드는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는 것에 더해서 국도의 폭이 좁다. 마차가 다니던 길을 그대로 도로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도로변에 나무들이 울타리처럼 서있어서 더 좁게 느껴진다. 제한 속력은 시속 100km이다. 벌써 이 곳에서 운전을 한지 4일째인데 아직도 힘들다. 버스와 버스가 마주치면 폭이 넓은 길에서 한대가 기다려서 통과했다. 곡규와 건미도 자동차 사고가 나지 않을까 예민해졌다. 아주 높은 고개는 없었지만 길은 구불구불하다. 고개 위에 전망대가 있어서 아일랜드의 풍광을 담아보았다. 산에는 숲이 펼쳐져 있고, 넓은 계곡에는 농경지가 보인다. 산 높은 곳에는 층이 보이는 암석이 드러나 있다. 저 멀리 대서양이 보였다. 평화로운 나라이다.
골웨이에 도착했다. 골웨이는 아일랜드의 서쪽에 있는 항구 도시이다. 영국이나 유럽에서 먼 쪽에 있다. 그래도 아일랜드에서 세번째로 큰 도시로서 인구는 8만3천여명 정도이다. 12세기에는 성이 건설되고, 해군기지로 사용되었다. 15세기에 14개 상인 가문들의 세력이 강해져서 무역항으로 성장했다고 한다. 현재는 관광이 활성화되었으며, 골웨이아트페스티발을 비롯한 많은 축제와 이벤트가 열린다고 한다.
골웨이 거리에는 관광객들이 많았다. 구시가지는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친근하게 느껴졌다.
골웨이는 버스킹의 천국이라고 들었다. 우리나라 모 방송국의 해외버스킹 프로그램의 첫번째 장소이기도 했다. 라틴쿼터 거리를 돌아보았다. 버스킹하는 팀들이 정말 많았다. 걸어만 다녀도 힐링이 되는 기분이다. 처음 만난 버스킹팀은 대부대이다. 왼쪽에는 그림을 파는 백발의 여성 화가도 있다.
버스킹과 노점상은 공생하는 것 같다. 가수는 노래하고 옆에는 사진 판넬을 파는 사람이 있다.
잘 모르는 새로운 악기를 연주하는 팀들도 있었다. 아일랜드 전통 악기인 것 같다. 왼쪽에 있는 빨래판 같은 악기는 이름이 무엇일까 궁금했다. 그 옆에 있는 악기는 아코디언과 비슷하다. 키보드 부분이 건반이 아니라 버튼처럼 생겼다. 아일랜드의 콘세티나가 아닐까 싶다.
길을 걷다보니 오늘 밤에 하는 아일랜드전통음악콘서트를 안내하는 간판이 서있다. 오래된 교회 투어와 아일랜드의 전통 춤 공연까지 포함되어 있다. 건미의 제안으로 바로 티켓을 구입하였다.
장소는 성니콜라스 대학 교회였다. 돌로 만들어져서 육중하게 느껴진다.
교회 안에 작은 공연장이 있었다. 무대 우측에 성니콜라스 그림이 걸려있고 또 세워져 있다. 바이올린인지 피들인지 나는 구분할 수 없었다. 피들은 바이올린과 비슷한 아일랜드의 현악기라고 한다. 아뭏든 연주를 들었다. 이 악기는 주로 춤을 위한 연주를 목적으로 해서 리듬감이 특징이라고 한다. 이어서 아일랜드 전통춤인 센노스 댄스 공연이 이어졌다.
탭댄스와 비슷한 아일랜드 전통춤, 센노스 공연을 처음 보았다. 대개 혼자서 공연하는데, 리드미컬하고 즉흥적인 탭댄스라고 보면 될 것 같다. 다리의 빠른 움직임이 발이 바닥을 때리는 경쾌한 소리로 이어진다. 재즈스타일 탭댄스라고 혼자서 생각해보았다.
중간 쉬는 시간에 교회를 소개해 주었다.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다. 1,230년에 설립되었다. 교회의 이름인 니콜라스는 터키 지방에서 온 주교였다고 한다. 그는 어려운 사람들에게 선물을 잘 주어서 산타 클로스의 모델로 여겨지기도 한다. 또한 선원들에게 매우 중요한 성인이었다. 그래서 무역이 활발한 항구 도시였던 골웨이에서 그의 이름을 붙인 교회가 생기게 되었다. 또 하나 흥미로웠던 것은 콜롬버스가 신대륙 항해를 떠나기 15년 전인 1477에 골웨이와 이 교회에 왔었다는 점이다.
1652년 영국의 크롬웰의 군대가 아일랜드를 침공해서 골웨이까지 점령했다. 그 부대는 이 성당의 종교 예술 작품과 동상을 거의 모두 파괴했다. 스테인글라스도 부수었고, 돌기둥에 있던 모든 천사 조각들도 모두 파괴하였다. 유일하게 남은 것이 이 천사 조각이라고 한다. 행운의 천사일 것 같다. 날개를 접고 손을 앞으로 모아서 다소곳이 서있지만 표정은 도도하다.
이어서 아일랜드 하프 연주가 이어졌다. 하프의 원조인데, 현대 하프에 비해서 작아서 휴대할 수 있다고 한다. 아일랜드 하프 음악은 감미로웠다. 하프는 천년이 넘는 기간 동안 아일랜드를 대표하는 상징이다. 과거에는 전투와 영웅을 위해 강한 음악을 연주하는 악기였기 때문이다. 아일랜드 대통령기에도 금색 하프가 들어있다. 기네스 맥주캔에도 하프가 그려져 있다. 아일랜드 맥주이다.
공연이 끝난 후 건미는 센노스 댄서와 기념 촬영도 했다. 센노스 댄스 공연이 인상깊었다. 이 분은 외모로 볼 때 셀틱족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골웨이의 첫날은 이렇게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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