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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쾌속페리로 산토리니를 가다.

유럽 여행/그리스

by Travel Memories of GG Couple 2025. 3. 27.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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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03
산토리니로 이동하는 날이다. 아침 일찍 떠나는 고속페리를 타야한다. 호텔 리셉션에서 어제 부탁한 조식 박스를 받았다. 여행사에서는 택시를 보내주었다. 아테네 서쪽에 있는 피레아스항구에 도착했다. 우리 배는 커다란 카페리 여객선 Seajets 3이다. 긴 줄에 끼어 승선했다. 아래 층에 큰 짐을 올려놓는 선반이 줄지어 있었다. 짐을 올려놓고 선실로 올라갔다. 그리스에서는 도난 사고가 많다고 해서 걱정이 되었지만 대안이 없었다. 

아테네 주항답게 커다란 크루스선들도 많았다. 지중해 동부 크루스일 것이다. 

아침 7시 경에 배는 서서히 항구를 빠져나왔다. 날씨는 쾌청하고 에게해는 잔잔했다. 우리나라 다도해처럼 섬이 많은 곳이다. 

선실은 제법 넓었다. 창가 자리를 예약해줘서 바깥 풍경을 보기 좋았다. 선내 매점은 아침 식사를 주문하는 사람들로 긴 줄이 이어져 있었다. 호텔 조식박스를 가져온 것이 다행이었다. 

배는 여러 섬을 들렀다. 시로스, 티노스, 미코노스, 파로스, 낙소스를 거쳐서 산토리니로 간다. 대부분 잘 알려진 휴양지이다. 산토리니까지 거리는 300km가량으로 쾌속 페리로도 5시간 35분이 걸린다. 중간에 여러 섬에 정박할 때마다 항구 구경을 하다 보니 지루함을 덜 수 있었다. 중위도 고압대의 건조한 기후 탓인지 나무는 거의 없었다. 밝은 색 집과 교회가 단정한 도시를 이루고 있었다.  

드디어 산토리니 섬이 보였다. 섬의 제일 높은 곳에 하얀색 집들이 이어져 있다. 눈이 덮혀있는 것 같았다. 산토리니의 수도 피라(Fira)이다. 

배가 산토리니 가까이 접근하자 섬 북쪽의 이아(Oia)가 보였다. 멋진 풍경과 일몰 맛집으로 유명한 곳이다.

산토리니 항에 내렸다. 아무 건물도 없어서 삭막하게 느껴졌다. 절벽 아래에 배를 접안하는 콘트리트 부두가 있을 뿐이다. 아테네나 다른 섬으로 가는 사람들이 우리가 내린 쾌속 페리로 줄지어 올라갔다. 한쪽에는 관광객을 위한 목조 유람선에 사람들을 태우고 있었다. 돛을 올리는 목조 기둥들이 낭만적으로 보였다. 

여행사 직원이 우리와 일행을 찾아서 미니버스에 태웠다. 버스는 지그재그로 이어진 길을 따라 섬의 능선으로 올라갔다. 고도가 높아지면서 우리가 내린 산토리니 부두와 그 앞에 있는 작은 섬들이 보였다. 멋진 조망이다. 내일 앞에 보이는 섬을 돌아볼 예정이다. 

호텔(Zephyros)은 산토리니의 동쪽 해안에 있는 카마리라는 마을에 있었다. 규모는 아담했고, 시설이 마음에 들었다. 베란다에서 내려다보니 멀리 바다가 보였다. 수영장도 잘 갖추어져 있었다. 

수영을 하면서 오후를 보냈다. 풀바에서 가벼운 스낵을 안주로 맥주도 한잔했다. 아침 일찍부터 서둘렀으니 휴식이 필요했다.

저녁식사를 위해서 해변으로 내려갔다. 골목에는 작은 식당과 가게들이 늘어서 있었다. 담장과 가게 앞은 분홍색 꽃이 장식하고 있었다. 

카마리 해변에 도착했다. 나무 잎으로 만든 파라솔과 선탠베드가 가득 늘어서 있었다. 휴양지다웠다.   

해변의 모래는 검은 색이고 자갈이 많이 섞여 있었다. 수영을 즐기는 사람, 햇빛을 즐기는 이들도 있었다. 

해변을 따라 호텔, 식당, 기념품 가게가 가득 차 있었다. 가는 곳마다 현금인출기가 보였다. 

저녁 시간이 되어서인지, 성수기가 지난 탓인지 해변은 붐비지 않았다. 

해변 길을 따라 천천히 걸었다. 약간 한적해진 곳에서 마음에 드는 식당을 만났다. 친절한 종업원의 설명에 이끌려서 착석을 했다.  

섬에 왔으니 해물을 먹기로 했다. 2인용 해물플래터(Mix fish 2 persons)를 주문했다. 새우, 오징어, 생선, 그리고 감자와 샐러드가 나왔다. 해물은 신선했다. 둘이 먹기에는 양이 좀 많았다.  

산토리니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크기는 제주도의 1/20에 불과하다. 가늘고 길다란 모습이 초승달처럼 생겼다. 화산 폭발로 생긴 분화구 가장자리만 해수면 위로 솟아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곳은 성수기와 비수기의 차이가 크다고 한다. 인구는 15000명 가량이다. 매년 200만명 가량의 관광객이 방문하기 때문에 성수기가 되면 그리스 전역에서 사람들이 일하러 온다. 하지만 비수기가 되면 일하러 온 사람들은 돌아가고, 대부분의 호텔과 식당은 문을 닫는다고 한다. 이 직원은 성수기에는 밤 늦게까지 일해야 하고, 비수기에는 할 일이 없어서 동면을 한다고 했다. 일년 내내 고루 관광객이 왔으면 좋을 것 같았다. 비수기에 오면 붐비지 않아서 구경하기도 좋고 비용도 적게 든다고 한다. 식사 후 다시 어두워진 해안길을 산책하다가 숙소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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