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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여행: 고대 로마 도시, 타라고나에 가다!

유럽 여행/스페인 카탈루냐

by Travel Memories of GG Couple 2023. 5. 6.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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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15
바르셀로나에서 남서쪽으로 자동차로 1시간 정도 걸리는 타라고나를 방문했다. 오늘도 프랑크가 운전을 해서 동행해주었다. 기어가 수동식이어서 내가 운전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타라고나는 기원전 3세기 전에 이베리아 반도에 최초로 건설된 로마 도시이다. 당시 이베리아반도 지역에서 가장 번성한 도시였다고 한다. 지금도 이 곳에는 엄청난 유적이 남아있으며, 2000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 가우디의 고향도 이 도시에서 아주 가깝다고 한다. 
로마가 확장하면서 도시 설계와 건설 기술도 크게 발전했다고 한다. 지형을 잘 이용해서 높은 곳은 평평하게 개발하여 공공 건물을 배치하고 지대가 낮은 바다와 항구쪽에는 민간 거주지를 배치했다. 주요 로마 유적지로는 로마 성벽, 대전차경기장, 포로 로마노, 원형경기장이 있다. 우리는 먼저 로마성벽을 방문했다.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그 규모와 아름다움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참을 성벽을 따라서 걸었다. 

로마의 전설, 늑대가 길렀다는 쌍둥이 형제, 로물러스와 레무스 동상도 있다. 

이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이프러스 나무가 높게 자란 성벽을 따라 걷는 기분이 상쾌하다.  

로마 황제 아우구스투스 동상을 만났다. 그가 이 도시를 정비했기 때문에 동상을 세웠다고 한다. 그가 들고 있는 봉의 끝을 잡아보았다. 로마제국의 떨치는 기운이 전해지는 것 같다.

오래된 성당과 그 옆의 광장을 지나게 되었다. 광장에 놓여있는 테이블에 사람들이 그득하다. 유럽사람들은 광장에서 먹고 마시는 것을 참 좋아한다. 

박물관으로 사용되는 몽주의 탑(12세기경 건설)을 통해서 대전차경기장(roman circus)을 들어가서 둘러보았다. 마차나 말의 경주에 쓰이는 길다란 트랙이 있는 운동장으로 가로와 세로의 크기가 각각 325m, 115m인 직사각형이다. 운동장은 노천이지만 그 주변에는 여러 사람들이 관람하기 좋게 경사진 관중석이 있으며, 관중석 아래에는 아치형 공간과 방들이 이어져 있었다. 로마시대 건설된 프래토리안 탑과 지하로 연결되어 있었다. 

역사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프래토리안 탑 내부를 둘러보고, 옥상에 올라가니 타라고나 구 시가지가 펼쳐진다. 타라고나 대성당과 로마시대 성벽 그리고 도시가 어우러져 아름답다. 

프래토리안 탑을 나와서 바다 쪽으로 조금 내려오니, 최대 15,000명을 수용했다는 원형극장이 지중해 옆에 자리잡고 있다. AD2세기에 만들어졌는데 그 후 시대에 따라 기독교인 공동묘지, 성당, 감옥 등으로 쓰이기도 했다고 한다. 규모는 로마에 있는 콜로세움보다는 작지만, 바다를 배경으로 한 아름다움은 뒤지지 않는 것 같다.

노천강당 입구, 양쪽 방에는 이 곳의 역사 박물관이다.

지중해 발코니라고 부르는 곳이다. 저 난간을 잡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전설도 있단다. 그 아래에는 오래된 해시계가 있다. 로마 문자가 새겨져 있다. 난간이 있는 곳에 올라 지중해를 바라보니 가슴이 시원하다. 마음은 벌써 지중해에서 수영을 하고 있다.

작은 광장에서 카페를 발견하고 나무 아래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프랑크가 주문을 했다. 스페인의 유명한 에피타이저나 간식인 타파스인데 홍합 삶은 것, 판 콘 토마테(바케트빵에 토마토를 갈아 바른 것), 빵에 아보카도와 생선을 올린 것, 그리고 건빵 위에 정어리 절인 것을 얹어 먹는 음식이었다. 이름은 모두 기억하기 쉽지않다. 건미는 스페인의 유명한 칵테일 샹그리아, 그리고 곡규는 맥주를 마셨다. 흥미로운 것은 모든 음식에 마치 우리 김치처럼 아세이투나스(싱싱한 올리브를 절인 반찬)가 나온다는 것이다. 추가해도 돈을 더 달라고 하지 않았다.  

식사 후 바로 옆에 있는 농민 시장에 들렀다. 이 곳은 오렌지 천국이다. 미국에서 자주 먹던 오렌지 품종이 발렌시아였는데, 이번에 알고 보니 발렌시아는 스페인의 큰 도시이다. 어쩐지 가는 곳마다 오렌지 나무가 서 있다. 아랍 사람들이 들여온 나무라고 한다. 어쨌든 여기서 산 오렌지는 아주 달고 즙이 많았다.

구도심 골목을 돌아보았다. 특히 층고가 낮은 건물은 아주 오래된 것이라고 한다. 키가 190cm가 넘는 프랑크가 두 팔을 펼치니 골목의 양 끝에 닿고도 남는다. 옛날에는 낮은 층고를 가진 건물, 좁은 골목이 일반적이었나보다. 

길게 펼쳐진 광장에 나오니 가장 행렬이 지나간다. 앞뒤에 전통복장과 탈을 쓴 사람, 그리고 중간에는 문어와 해파리 탈을 쓴 사람이 지나간다. 그런데 앞 뒤의 전통복장 사람은 키 높이가 보통 사람의 2배 가량된다. 이 지역 학교 학생들 같다. 어떤 행사인지는 잘 모르겠다.

이 곳에서 많이 알려진 로마 수도교와 인간탑쌓기(human tower) 동상은 이번에는 방문하지 못했다. 프랑크의 안내 덕에 타라고나를 힘들이지 않고 돌아볼 수 있었다. 멋진 도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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