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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아벨타스만국립공원을 가다.

뉴질랜드

by Travel Memories of GG Couple 2024. 5. 10.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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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12
아벨타스만국립공원을 방문한다. 아벨 타스만은 1642년에 근처에 있는 골든베이에 처음 닻을 내린 네덜란드 사람이다. 이곳에는 이미 지난 500여년간 마오리족들이 살고 있었고 아벨 타스만은 원주민과 무력충돌 때문에 오래 머물지는 못했다고 한다. 1855년부터 유럽인들이 정착하면서 심각한 벌채와 화강암 채석 때문에 환경이 훼손되어 갔다. 이에 이 해안 지역을 보존하자는 캠페인이 벌어져서 1942년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뉴질랜드에서 가장 면적이 작은 국립공원이라고 한다. 다른 국립공원들이 너무 큰 탓이다. 09:20에 출발하는 크루스를 타기 위해서 서둘러 숙소를 나섰다. 넬슨을 떠난지 1시간 반정도 걸려서 카이테리테리라는 작은 마을에 도착했다. 해변 가까운 곳에 여행사 부스가 있었다. 날씨는 눈부시게 쾌청했다. 우리는 크루스와 산책을 겸하는 상품을 예약했었다. 우리를 태우고 갈 작은 배가 해변에 정박해 있었다. 

우리는 배에 올라서 맨 위층에 자리를 잡았다. 일찍 일어난 탓인지 좀 피곤했다. 아벨타스만국립공원은 남섬의 가장 북쪽에 있다. 가을로 접어들었지만 해수욕을 비롯한 다양한 액티비티를 할 수 있다고 한다. 배는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얼마가지 않아서 잘 알려진 바위가 나타났다. 반으로 잘린 사과 바위(Split Apple Rock)이다. 사과 모양인데 윗부분은 새들의 배설물 탓에 흰색이 되었다. 화강암 바위인데 신기할 정도로 반으로 잘려있다. 절리가 있던 자리이다. 파도에 의해서 주변 암석이 침식되자 갈라져 있던 바위가 기울어져 벌어진 것이다. 

배는 물결을 헤치고 바다를 달렸다. 해안과 섬의 모습이 아름다웠다. 한 참을 달리다가 중간에 해변에 들렀다. 몇몇 사람들이 내렸다. 다양한 액티비티 프로그램이 있는 것 같다. 다시 출발한 배는 한참을 이동했다. 

바위 섬 근처에서 배는 속력을 늦추었다. 바위 위에는 작은 물개들이 여기 저기에서 쉬고 있었다. 새끼들도 있었다.

바위섬 근처 해변에서 다시 배가 멈추었다. 크루스로 1시간 30분이 걸려서 도착한 곳은 통가퀘리이다. 우리는 이 곳에서 내렸다. 아벨타스만해변 트래킹을 하기 위해서이다. 해변에는 트레일을 안내하는 이정표가 잘 정리되어 있었다. 우리는 우선 Bark Bay방향으로 약5km를 걸을 예정이다. 

바다를 바라보니 저 멀리 좀 전에 물개를 보았던 바위섬이 보였다. 바다는 호수처럼 잔잔했다.

수풀 속에서 새 한마리가 나타났다. 뉴질랜드에만 사는 웨카인 것 같다. 날지 못하며 뜸부기과에 속한다고 한다. 주위를 맴돌며 먹을 것을 기대하는 눈치이다. 누군가 빵을 던져주니 물고 숲으로 들어갔다. 

해안 경치를 즐겼다. 흰 모래 사장과 바다, 그리고 숲이 잘 어우러진 곳이다.

숲길로 천천히 걸어 들어갔다. 길은 험하지 않았고 여러 나라에서 온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숲을 이루는 나무들이 우리나라와 많이 달랐다. 양치식물들이 많아서 이국적으로 느껴졌다. 

나무 그늘을 따라 걷다보면 가끔씩 바다가 내려다 보였다. 바다 물이 코발트색이다. 뉴질랜드를 상징하는 실버펀 잎의 실루엣도 멋져보였다.

고개를 넘어 한참을 내려가자 멀리 폭포 소리가 들렸다. 이 곳을 홍보하는 사진에 자주 등장하는 나무 출렁다리가 나왔다. 

출렁다리 위에서 작은 폭포를 볼 수 있었다. 바크베이 폭포이다. 바위에는 이끼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다. 

다리를 건너자 트레일이 바닷물에 잠겨 있었다. 약간 위쪽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 넘어왔다. 고개를 돌리자 보이는 아름다운 바다 풍경에 감탄이 나왔다. 

조금 더 이동하니 바크배이 캠핑장이 나왔다. 다시 돌아와서 캠핑을 하고 싶은 멋진 곳이다. 바로 앞에는 수영을 즐길 수 있는 모래 해변이 펼쳐져 있다. 이 곳에서 크루스에서 제공해준 점심을 먹었다. 웨카(새) 서너 마리가 다가와서 나누어 먹자고 성화이다. 새들을 경계하며 겨우 점심 식사를 마쳤다. 

목적지인 메드랜드 해변까지는 조금 더 가야했다. 작은 언덕을 따라 이어진 상쾌한 숲 속길을 걸었다. 뉴질랜드는 환경 보호를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었다. 외래 종 동물을 잡는 포획틀과 약이 군데 군데 놓여 있었다. 소나무 같아 보이는 외래 종 식물은 아예 아래 줄기를 잘라서 제거하고 있었다. 생태계를 유지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

시간 여유도 있고 아쉬운 마음에 목적지를 지나서 좀 더 걸어보았다. 길은 좀 더 가팔라지고 숲은 덜 무성하다. 

다시 목적인 메드랜드 해변으로 되돌아왔다. 해변을 산책하다가 바닷물에 발을 담그니 상당히 차가웠다. 가을이다.

이 곳에서 카이테리테리해변으로 돌아오기 위해서 오후 3시 10분에 다시 크루스를 탔다. 

돌아오는 길에 다시 큰 바위섬 주변에서 속력을 늦춘다. 아마 물개를 보여주려는 것 같다. 하지만 이곳에는 물개가 없었다.

카이테리테리 해변에는 4시 15분에 도착했다. 주변에는 많은 해식 동굴이 보였다. 

아벨타스만국립공원 여행을 마치고 오늘의 숙소가 있는 골든베이를 향해서 출발했다. 해발 900m가 넘는 타카카 고개를 넘어야 했다. 길 주변에는 절벽이 많고 길도 꼬불꼬불해서 천천히 달렸다. 정상 부근에 있는 할우드 전망대에 들렀다. 주차장에서 10분 정도 걸으니 전망대가 나왔다. 발 아래 계곡이 길게 이어져 있고 그 끝에는 골든베이 바다가 보였다. 타카카 지역이다. 전망대를 지나니 내리막길이다. 경사가 심하고 구불구불해서 제한속력이 15km/hr인 곳까지 있었다. 운전하기 어려운 곳이다. 뉴질랜드 트럭들은 뒤에 연결 차량까지 붙이고 이 길을 빠르게 지나간다. 대단한 사람들이다.

타카카 마을에 들러서 장을 보고 숙소인 드리프트오프그리드(Drift Off Grid) 에코 글램핑에 도착했다. 큰 데크 위에 글램핑 숙소가 펼쳐져 있다. 아주 넓은 부지에 글램핑 숙소는 2개 뿐이다. 한국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여유있는 공간이다. 

계단을 따라 숙소로 올라갔다. 글램핑 내부는 넓고 쾌적했다. 럭셔리 글램핑의 끝판왕이 아닐까 싶다. 

글램핑 데크로 나가니 바로 골든베이 바다가 내려다 보였다. 서서히 지는 태양이 정면으로 보였다. 서향인 것 같다. 정말 멋진 곳이다. 

숙소의 데크 모습이다. 두 개의 욕조가 한 켠에 나란히 놓여있고 반대 쪽에는 바베큐 그릴이 놓여있다. 중앙에는 식탁이 자리잡고 있다. 모든 것이 상상 이상인 곳이다. 

바베큐 그릴에서 스테이크와 야채를 구웠다. 뉴질랜드 와인까지 곁들여 멋진 저녁식사를 했다. 하루 피로가 모두 풀리는 것 같다. 

벽난로를 지폈다. 유일한 난방 수단이다. 장작은 아주 잘 말라 있어서 불이 잘 붙었다. 불을 지피는 재미도 상당했다. 실내는 바로 따뜻해졌다. 

새벽에 추워서 잠이 깨었다. 벽난로를 다시 지펴야 했다. 글램핑의 유일한 단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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