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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의 수도 웰링턴을 가다!

뉴질랜드

by Travel Memories of GG Couple 2024. 5. 5.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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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10.
통가리로 국립공원을 뒤로 하고 북섬의 남쪽에 있는 웰링턴으로 향했다. 320여 km 정도 거리여서 4시간 가량을 운전해야 한다. 건미가 먼저 핸들을 잡았다. 주로 1번 고속도로를 달렸다. 이름은 고속도로인데 왕복 2차선인 국도같은 길이다. 가끔씩 나타나는 추월차선이 국도와 차이이다. 야트막한 산자락에는 초지가 끝없이 이어지고 소와 양들이 풀을 뜯고 있었다. 쇠고기를 비롯한 육류의 가격이 싼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웰링턴이 가까워지자 고속도로다운 길이 나타났다. 
웰링턴은 뉴질랜드의 수도이고, 인구가 21만명 정도되는 제 3의 도시이다. 호텔에 짐을 풀고 도시 구경에 나섰다. 수도답게 제법 높고 멋진 건물들이 줄지어 서 있다. 첫번째 방문지인 뉴질랜드 박물관 테파파를 향해서 부두 쪽으로 걸었다. 

웰링턴의 해안 거리는 제법 멋지게 꾸며져 있었다. 목조 다리가 있어서 해안을 따라서 산책을 할 수 있었다. 바닷가답게 거친 바람이 불어왔다. 

걷다보니 오른 쪽에 제법 큰 동상이 서 있다. 약 1,000년 전에 카누를 타고 하와이키를 출발하여 뉴질랜드를 처음 발견한 마오리족 쿠페(Kupe)와 부인 등을 기린 것이다. 이들은 웰링턴 지역에 도착하여 탐험을 했다고 한다. 동상 뒤에는 마오리족 건축물도 서 있었다. 

좀 더 걸으니 테파파 박물관이 나왔다. 테파파는 우리들의 장소(our place)라는 뜻이라고 한다. 뉴질랜드를 대표하는 박물관으로 1998년에 개설되었다. 내부 중앙에는 아주 큰 마오리족 목각이 서 있었다. 상설 전시는 무료였다. 뉴질랜드의 자연과 역사를 소개하는 일종의 자연사박물관이다.  

전시 수준은 매우 높았다. 먼저 뉴질랜드를 대표하는 새인 키위 전시를 찾았다. 박제인 것 같은데 살아있는 것처럼 실감이 난다. 5종의 키위가 있다고 한다. 날개가 퇴화되고 긴 부리를 가지고 있었다. 

지난 7만년 동안의 지구 역사상 최대로 추정되는 타우포 화산 폭발과 타우포 호수 형성과정을 동영상으로 보여주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지하 마그마의 모습까지 한꺼번에 볼 수 있었다. 테크놀로지를 잘 활용한 훌륭한 전시였다.

또 다른 인상적인 전시는 뉴질랜드의 숲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보여준 것이었다. 좌측에는 원래 모습이고, 가운데는 마오리족이 도착한 후의 변화, 그리고 오른쪽은 유럽인이 정착한 뒤의 모습이다. 현재는 자연적인 숲이 크게 줄어든 것을 알 수 있었다. 기후 위기 시대에 인간이 지구시스템의 변화를 일으키는 동인이 되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자료였다. 

판의 움직임에 따라 뉴질랜드의 모습이 어떻게 달라져 왔고, 앞으로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를 볼 수 있는 전시도 인상적이었다. 관람객이 빨간색 손잡이를 직접 조작해서 알아보는 전시였다.  

그 밖에도 많은 수준높은 전시물이 있었다. 테파파 박물관을 돌아보면서 뉴질랜드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그 다음에는 케이블카를 타러 갔다. 우리 호텔에서 멀지 않은 곳이었다. 케이블카라기 보다는 경사를 올라가는 기차에 가까웠다. 산위에 있는 정거장에 내렸다. 위에서 내려다보이는 웰링턴의 전경이 아름다웠다. 녹색 도시와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빨간색 케이블카의 모습이 두드러져 보였다. 정상부에는 케이블카 박물관, 웰링턴식물원, 도미니언 관측소, 카터 천문관측소 등과 같은 여러 시설이 있었다.  

케이블카 박물관은 자그만했다. 안에는 오래 전에 사용하던 케이블카 실물을 전시해 놓았다. 기념품 가게도 있었다.

산책로를 따라서 조금 이동하니 오래된 건물이 나왔다. 도미니언 관측소이다. 1907년에 기존 관측소를 대체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한다. 이 곳에서 천문 관측을 통해서 뉴질랜드 평균 시간을 측정해서 제공했다. 하지만 1993년부터 다른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좀 더 안 쪽에는 카터 천문 관측소가 있었다. 이 곳에는 Space Place라는 우주 박물관이 자리잡고 있다. 플래니타리움을 비롯해서 뉴질랜드의 밤하늘을 멀티미디어와 상호작용 전시를 통해서 경험할 수 있다고 한다. 실제 망원경과 함께 쿡선장이 사용했던 망원경도 전시되어 있다. 시간이 늦어서 관람을 하지는 않고 외부를 둘러보았다.  

인상적인 것은 건물 바로 입구에 태양계 화단을 꾸며 놓았다. 태양계 행성들의 크기와 모양으로 나무를 전지한 것이 재미있었다. 

모퉁이를 돌아서자 해시계 전시가 나왔다. 태양의 8자 곡선(analemma) 그림 위에 오늘 날짜를 나타내는 위치에 서서 태양을 등지고 설 때 그림자가 비치는 곳에 있는 숫자가 그 때의 시각이다. 모두들 이 해시계의 정확성을 확인하였다.   

일정을 마치고 울워스 식품점에서 먹을 거리를 구입해서 돌아왔다. 다양한 종류의 사이다를 발견했다. 오클랜드에서는 사과 사이다를 맛보았는데 이 곳에서는 수박과 딸기 사이다를 골랐다. 알코올이 4%인 가벼운 술이다. 저녁 식사 반주로 마셨다. 맛이 상큼했다. 

2024.03.11
오후 1:30에 페리를 타고 남섬으로 건너간다. 오전에 뉴질랜드 의사당을 가보기로 했다. 가는 길에 환경학교를 만났다. 학생들이 지속가능 프로젝트를 설계하고 학교와 지역사회에서 실천하면서 환경 역량을 기르는 학교라고 한다. 뉴질랜드 전역에 1580개가 있다. 환경교육에서 앞서가는 나라임이 분명하다. 

마침내 국회의사당에 도착했다. 건물이 독특하고 웅장하다. 밀짚으로 만든 벌통과 비슷해서 비하이브(beehive)라고 부른다. 실내 관람은 예약을 하지 않아서 로비만 볼 수 있었다. 

의사당 앞에는 리차드 존 세든의 동상이 서 있다. 19세기 후반에 활동한 뉴질랜드의 정치인이라고 한다.

의사당 구경을 마치고 해안으로 내려갔다. 오래된 큰 건물이 나타났다. 기차역이다. 앞에는 간디 동상이 있다. 인도에서 양국의 우의를 기리는 선물로 보낸 것이라고 한다.

아름다운 해안거리를 통과해서 숙소로 돌아왔다. 렌터카를 반납하러 갔다. 유럽카 정책은 남섬으로 렌터카를 가져가는 것이 금지되어 있었다. 인터아일랜드 페리 선착장에 있는 유럽카의 반납장소 표시가 불분명해서 찾느라 어려움을 겪었다. 어렵게 반납을 하고 택시로 블루브릿지 페리 터미널로 이동했다.

서두른 덕에 여유있게 블루 브릿지 페리 터미널에 도착했다. 큰 짐을 모두 체크인을 하고 나니 참 편하다.

페리는 제법 컸다. 5층에 있는 예약한 선실은 쾌적했다. 갑판에서 점점 멀어지는 웰링턴을 바라보고 들어와서 쉬었다. 남섬까지는 3시간이 넘게 걸렸다.

쿡해협을 거의 건너자 많은 섬과 섬이 이어져 있었다. 바다는 호수처럼 잔잔했다.

남섬의 픽턴항에 도착했다. 페리 회사에서 제공해준 셔틀을 타고 렌트카 부스로 갔다. 유럽카에서 다시 차를 빌렸다. 6시가 지나서 30달러를 추가로 내야 했다. 저녁이 있는 삶을 보장하는 사회 제도인 것 같다. 새로 받은 차는 색만 다른 같은 모델이다. 다행이다.

오늘 숙소는 넬슨이라는 도시에 있다. 중간에 하브록이라는 마을을 통과한다. 이 마을은 그린홍합 양식으로 유명하다. 그린 홍합 요리로 유명한 식당도 있다. 식당 지붕에는 그린 홍합 요리 모양을 올려놓았다. 재미있다.

다행히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테이블마다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

우리는 그린 홍합 플래터를 주문했다. 다양한 그린 홍합 요리를 맛볼 수 있었다.

저녁을 먹고 나니 어두워졌다. 뉴질랜드에서는 첫 야간 운전이다. 높은 고개를 넘어야 했다. 길은 대관령 옛길보다 더 구불구불했다. 가로등은 없지만 바닥에 길 안내 표시가 잘 되어 있었다. 오후 8시가 넘어서 어렵게 모텔에 도착했다. 직원들은 모두 퇴근하고 없다. 전화로 알려준 위치에서 키를 찾아서 입실했다. 뉴질랜드에서는 체크인도 오후 6시 전에 해야 한다. 그 후에는 사전에 협의를 해야 한다. 그래도 모든 사람들의 기본적인 삶의 질을 보장하는 뉴질랜드가 부럽다. 먼 길을 오느라 힘든 하루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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