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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빅아일랜드 그린샌드비치를 가다

하와이

by Travel Memories of GG Couple 2023. 12. 19.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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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24(금)   
오늘은 빅아일랜드 서부 해안 남쪽을 돌아볼 것이다. 7시에 숙소를 출발했다. 한 시간 반 정도면 카울라나 만(Kaulana Bay)에 도착한다. 길 주변 풍경은 어제 다녀온 북쪽 해안과 너무 달랐다. 우선 도로가 해발 1000m정도 고도를 따라 나 있었다. 또한 상당히 울창한 숲이 계속 이어져 있었다. 길은 구불구불하고 제한속력은 시속 35에서 45 마일을 오르내렸다. 숲에는 작은 마을이 이어져 있다. 해가 앞에서 비추어 운전도 쉽지 않았다. 한참을 지나니 길이 거의 직선으로 바뀌고 제한속력도 55마일까지 올라갔다. 도로는 점차 동쪽으로 휘었다. 남쪽 방향으로 우회전을 해서 포장상태가 그리 좋지 않은 길을 10여마일 정도 내려가니 목적지가 나왔다. 우리보다 먼저 온 차도 여러 대 있었다. 사람들은 걸어서 그린샌드비치로 가고 있었다. 일찍 출근한 기사가 차량으로 이동할 사람을 모으고 있다. 9시부터는 20여명의 기사가 모여서 제비뽑기로 순서를 정한다고 한다. 10명이 채워지면 출발한다. 기다리는 동안 차에서 샌드위치로 아침을 먹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10명이 채워졌다. 사람들은 트럭의 짐칸에 타고 가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덕분에 우리 일행 4명은 운전석 옆과 뒷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차는 95년식으로 낡을대로 낡았고, 길은 비포장으로 아주 울퉁불퉁했다. 4륜구동이 아니면 엄두도 못내는 길이다. 이 낡은 차가 굴러갈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5km 정도 거리를 차는 앞뒤좌우로 심하게 흔들리며 달렸다. 마치 테마공원에서 청룡열차를 타는 것같은 긴장감의 연속이었다. 짐칸에 탄 6명은 난간을 잡고 이 모험을 즐기고 있었다. 흙길, 바윗길, 움푹 패인 길을 지나, 마침내 파파콜레아 그린샌드 비치에 도착했다.  

이 곳은 꼭 와보고 싶었던 곳이다. 26년 전(1997년)에 힐로에서 열린 국제 지구과학교육 학술대회에 참가했을 때 와보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다. 저 아래 그린샌드비치가 펼쳐져 있다. 햇살은 바다물에 반사되어 눈부시고, 모래 사장은 녹색 모래로 덮혀 있다.

깊이 들어온 만은 응회암 층으로 둘러싸여 있다. 응회암은 화산재가 쌓여서 생긴 퇴적암이다. 크고 작은 암편이 박혀있는 이 암석층은 파도에 침식되어 아름다운 지형을 이루고 있다. 녹색 샌드는 올리빈이라는 광물이 모인 것이다. 올리빈은 맨틀에서 결정으로 성장한 다음 용암을 따라 지표까지 올라온다. 올리빈을 포함한 현무암은 풍화되어 모래로 된다. 이 해변에는 특이하게 올리빈이 주로 모이게 된 것이다. 한 줌 집어든 녹색 모래가 아주 묵직하다. 올리빈은 철과 마그네슘이 풍부한 규산염 광물이기 때문이다. 나는 흥분을 가라 앉히지 못하고 사진을 찍으면서 해변을 두루 돌아 다녔다. 

올리빈이 유래했을 만한 암석을 찾으려고 주변을 돌아보았다. 우측 해변에 용암이 쌓여 있었지만 그 용암에서 올리빈 결정을 발견하지는 못하였다.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았다. 이 정도 해변이면 빅아일랜드에서는 훌륭한 편이다. 우리는 한 시간 정도 머무를 수 있어서 수영을 하지는 못했다.  

그린 샌드 비치를 방문했다는 흥분을 가라앉히면서 언덕을 올라서 차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차에서 보니 어린 아이가 포함된 가족들도 따가운 햇살 속에서 그린샌드 비치로 걸어가고 있었다. 충분히 수영을 하려면 걸어가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한편 어린 아이들도 불평없이 5km를 걸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한국의 아이들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멀지  않은 곳에 미국 최남단 해안이 있다. 차로 이동했다. 깎아지른 듯한 해안 절벽이 이어져 있었다. 구름도 거의 없는 하늘에 내리쪼이는 햇살은 따갑기 그지 없었다. 여기는 다이빙의 성지인 것 같다. 절벽에는 다이빙을 위한 나무 발판이 있었다.  청년 세 사람이 바다를 내려다보면서 뛰어내릴 곳을 상의했다. 그리고 차례로 다이빙을 했다. 참 도전적인 사람들이다. 

미국 최남단을 출발하여 가까이에 있는 하와이 화산 국립공원 카후쿠 지구에 들렀다. 방문객 센터에 들러서 자원봉사자에게 이 곳이 어떤 곳인지를 물었다. 여자분인데 영어 발음이 너무 정확해서 알아듣기 쉬웠다. 하와이 화산 국립공원의 일부라고 알려준다. 지도를 보니 서로 이어져 있다. 현재 화산활동이 일어나는 곳은 아니지만 특이한 식물을 보호하고, 개발 방지를 위해서 국립공원에서 매입했다고 했다. 여기 저기 걷기 좋은 트레일이 많다. 우리는 시간 때문에 차로 둘러보았다. 인근에 분석구(신더콘)가 있어서 올라가서 살펴보니 분화구 한 쪽이 움푹 파여 있었다. 이전 소유주가 채석을 했던 흔적이다. 이제 더 이상 채굴하지 못하도록 보호를 하고 있다니 참 다행스럽다.

아침에 온 길을 되짚어 북쪽으로 이동했다. 한 시간 정도 달려서, 푸우호누아 오 호나우나우 국립역사공원(Puuhonua O Honaunau National Historic Park)에 도착했다. 해변에 위치해 있었다. 생명의 신인 로노가 보호하는 하와이의 가장 위대한 영적인 장소라고 한다. 23명의 추장 유골이 묻혀있었다. 목각으로 여러 신의 모습을 세워 놓았다. 한편 패잔병이 이 곳으로 피신해 오면 용서받고 재활하는 장소이기도 했다고 한다. 해변은 너무 아름다웠다. 그런데 오늘 파도가 너무 거세다. 아니나 다를까 저녁에 예약한 야간 대왕가오리 (Manta Ray) 스노클링이 취소된다는 메시지가 왔다. 기대가 컷는데 아쉽다. 햇살은 너무 따갑고 덥다. 왜 마을이 해발 1000m 부근에 있는지 알 것 같았다.

숙소로 돌아왔다. 점심을 먹고 쉬었다가 숙소 주변을 산책하고,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자쿠치의 물도 제법 따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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