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4.06
프랑켄베르크에 머무는 동안 주변의 명소를 두 군데 방문하였다. 그 중 하나는 카셀에 있는 위 제목처럼 긴 이름을 가진 공원이다. 이 공원은 도시의 외곽 산 기슭에 아주 넓게 자리잡고 있었으며, 유네스코 세계 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공원의 중앙에는 커다란 빌헬름회헤(Wilhelmshoehe) 궁전이 자리하고 있었다. 궁전의 모습이 크고 범상치 않아서 이에 대한 설명을 기대했으나, 건물 내부를 미술관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 외에는 별다른 안내를 찾을 수 없었다.
자료를 찾아보니 헤센주의 영주가 마부르크를 중심으로 헤센주 전체를 통치하였는데, 1567년에 자신의 영지를 아들 4명에게 분할하여 나누어주면서 카셀이 그 중 하나로 분리되었다고 되어있다. 이 궁전은 1786년에 이곳 영주인 빌헬름 9세 (Wilhelm IX)에 의해서 건설되었다. 궁전 규모를 보니 이 영주는 카셀을 잘 발전시킨 훌륭한 지도자가 아닌가 생각된다. 궁전의 규모가 이전에 헤센주 전체를 다스렸던 마부르크성보다 훨씬 크고 아름답기 때문이다.
동화작가로 명성이 높은 그림 형제는 이 곳 카셀을 중심으로 활동하였다고 되어있다. 농민들의 민담을 모으고, 이를 동화로 재구성한 것 같다. 어렸을 때 읽었던 빨간 모자, 백설공주, 라푼젤 등과 같은 그림 형제의 동화가 생각난다.
이 공원에는 중세의 성을 모사한 사자의 성(Lowenburg)이 있으며 역시 같은 영주가 세웠다고 한다. 빌헬름회헤 궁전을 나와서 왼쪽으로 한참을 걸어 올라가니 멀리 성이 보인다.
네오고딕 양식이라고 한다. 성의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으나 당일 예약이 모두 끝나서 내부를 관람하지는 못하였다. 성의 건물 입구에 두마리 사자가 적을 발 아래 제압하고 있는 상이 있어서 사자의 성이라고 불리는 것 같다.
성을 지나서 공원을 산책하다가 주상절리를 만났다. 거의 대부분의 암석이 석회암이나 사암과 같은 퇴적암인 것 같았는데, 아마 이 곳에는 화산암 분출이 있었나보다.
이 공원은 계단식 물폭포(water cascade)의 규모나 아름다움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그 날은 물쇼를 하고 있지는 않았다. 공원에 대해서 잘 모르고, 길도 잘못 들어서 물이 쏟아지는 계단 시설을 보지는 못하였다. 아쉬운 마음에 독일 관광 안내 사이트에서 사진을 찾아보았다. 계단처럼 생긴 수로를 따라서 엄청난 양의 물이 흘러내리도록 되어있었다. 물쇼를 할 때에는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여 관람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멀리서 사진을 찍으면서 아쉬움을 달랬다. 아래 사진의 중앙에 보면 호수 너머로 멀리 건물이 보이고 가운데 뾰족한 탑 같은 것이 보인다. 뽀족한 부분의 제일 윗부분에 헤라클레스 동상이 있다고 한다. 아마 그의 센 힘으로 물길을 여는것을 상징하는 것 같다. 그 건물 아래로 물폭포가 펼쳐져 있을 것이다. 더 따뜻해져서 물쇼를 할 때 재방문을 하면 좋을 것같다.
이 공원은 좋은 환경 탓인지 계곡마다 녹색 이끼로 가득 덮혀있다. 문득 평창 장전계곡 상류의 이끼 계곡을 방문하고 그 아름다움에 감탄한 기억이 난다. 여기는 그 보다 더 이끼가 많고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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