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4.05
아내 건미와 일정을 맞추다 보니 퇴직 후 한달 가량이 지난 4월 4일에 퇴직 기념 여행을 출발하게 되었다. 3주 일정으로 직접 찾아다니는 자유여행이다. 첫 일주일은 건미의 독일 엄마들을 방문한다. 건미가 독일에서 유학할 때 따뜻하게 보살펴준 분들이다. 코로나19 확산 때문에 한동안 찾아뵙지 못했다. 두 분 모두 이제 나이가 90대로 접어들었다. 어제 파리를 거쳐서 프랑크푸르트로 이동했다. 오늘 오후에는 프랑켄베르크라는 소도시를 먼저 방문한다. 독일 엄마 중 한 분인 힐데가와 부군이 살고 계시는 곳이다.
아침에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차를 렌트하고, 잠시 시간을 내어 프랑크푸르트 마인 강변의 프랑크푸르트 성당(성발도로메우)과 구시가지를 돌아보았다. 성당은 고딕스타일이라고 하는데 내부는 화려하지는 않고 절제된 편이다. 성당의 종탑에 오르니 프랑크푸르트 전경이 내려다 보인다.
바로 옆 구시가지 전경과 마인강이 반갑다. 오래된 건물과 광장을 잘 지키고 가꾸는 독일 사람들의 지혜가 부럽다. 마인강변에서 돌아보니 조금 전에 방문했던 프랑크푸르트 성당이 건물 사이로 보인다.
가볍게 걷는 마인강변은 평화롭다. 다행히 날씨도 쾌청했다. 오랜 비행기 여행의 피로가 풀린다. 강을 따라서 자전거를 타면 참 좋을 것 같다.
강을 따라 걷다가 오른 쪽으로 들어서니, Frankfurt Roemer라는 지역이다. 이름으로 볼 때 로마시대부터 있었던 것일까? 멀리 뾰족한 지붕 3개가 이어진 특이한 건물이 보인다. 중세시대 스타일인데, 계단식 박공 파사드(stepped gable facade)라고 부른다고 한다. 지붕 아래 삼각형인 부분을 박공(gable)이라고 부른다. 박공 부분에는 다락방 같은 공간이 들어간다. 이 건물처럼 전면에 화려한 외벽이 있는 건물을 파사드(facade)라고 한단다. 이 건물은 1405년부터 시청 청사로 사용되고 있다.
시청을 뒤로하고 광장을 가로질러 보니 역시 오래된 멋진 건물들이 줄지어 있다. 탑이 뾰족한 건물이 중세 시대에 만들어진 고딕 양식의 오래된 니콜라이교회(Alte Nikolaikirche)이다.
행사가 자주 열린다는 넓은 광장을 지나니 왼쪽에 성바울교회가 보인다. 성바울교회는 루터파 교회 건물로 지어졌지만, 현대 독일 민주주의의 요람이라고 한다. 교회 앞에는 독일 혁명을 상징하는 기념탑이 보인다. 독일의 첫번째 국회 의사당으로 사용되었고, 1848년 독일의 민주 헌법이 제정된 곳이기도 하다. 전시물의 설명을 이해하려 애썼지만, 영어로 된 설명도 부족하고, 독일 역사에 대한 지식이 부족함을 느낀다.
건물의 둥근 부분에는 원형으로 된 큰 방이 있어서 국회의사당으로 사용하기 적절해 보인다. 소박한 모습이다. 독일의 특징인 것 같다.
괴테하우스방문을 끝으로 짧은 프랑크푸르트 여행을 마무리하였다. 4층 건물인데 방마다 벽난로와 시계가 있다. 독일의 겨울 날씨는 상당히 추운 탓일게다. 그런데 디자인이 모두 서로 다르다. 중학교 시절 읽었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과 같은 작품 저술 활동을 했을 서재, 괴테 아버지의 도서관 등을 살펴볼 수 있었다.
괴테하우스 직원이 추천해준 소금창고(Salzkammer)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곡규는 송아지 고기 슈니첼, 건미는 시금치가 채워진 빵과 샐러드를 시켰다. 독일 음식도 맛있다. 이제 프랑켄베르크로 떠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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