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4.21
세비야를 이해하기 위해서 먼저 투어에 참여했다. 호텔을 나서려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데 스페인 광장 건물 뒷모습이 내려다 보였다. 참 멋지다.
한국인 가이드의 안내를 받았다. 황금의 탑 앞에서 모였다. 탑은 아래 사진의 우측에 보인다. 이 탑은 12각형으로, 13세기에 이슬람 왕조가 세웠다. 당시에는 과달키비르강 가운데 있었으며, 출입하는 배를 검문하였다고 한다.
과달키비르강의 이름은 거대한 강이라는 아랍어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그만큼 강의 폭과 깊이가 깊고 유속이 느려서 세비야는 항구가 되기 위한 조건을 잘 갖추고 있었다. 콜럼버스가 1492년에 신대륙을 발견하고, 스페인이 교황청의 승인을 받아서 신대륙을 독점을 하게 되었다. 이 때 신대륙을 오가는 모든 배는 세비야항에서 출발해서 이곳으로 돌아와야 했다. 그 후 150여년 동안 세비야와 스페인은 신대륙에서 들어오는 부와 정보의 허브로서 유럽의 중심이 되었다. 위 사진에 보이는 곳이 바로 신대륙의 각 지역으로 오가는 부두였던 것이다. 지중해 시대에서 대서양 시대로, 대양을 통한 전세계로의 항행의 전환과 같은 세계적인 변혁이 일어난 역사의 현장에 왔다. 이 때부터 바다는 전 세계의 대륙을 연결하는 고속도로가 되었다.
걸어서 세비야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먼저 붉은 아름다운 건물이 보인다. 세비야 해운 학교였다고 한다. 신대륙 독점 항해 시대가 열리면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우수한 해운 인력이었을테니 학교를 세우는 것은 당연했을 것이다. 규모가 엄청나다.
왕립담배공장 건물을 지났다. 2층 건물인데, 규모도 엄청나게 크지만 상당히 깊은 해자로 둘러싸여있다. 신대륙에서 들어온 담배는 유럽 상류층의 값비싼 기호품과 의약품이 되었던 것 같다. 당시 담배는 매우 귀한 물건이어서 잘 지켜야 했던 것 같다. 오페라 카르멘의 주인공이 이 곳에서 일을 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온다고 한다. 스페인에서는 픽션과 현실이 뒤섞인다.
엑스포 카지노 건물이다. 1929년 이베로-아메리카 엑스포를 위해서 건설되었다. 바로크 양식으로 황금색 장식과 지붕이 화려하다. 한 때 병원, 극장으로 사용되기도 하였다고 한다.
마리아 루이사 공원 내에 있는 스페인 광장에 도착했다. 이베르-아메리카 엑스포를 위해서 1928년 건설되었다. 스페인 건축의 바로크, 르네상스, 무어 양식이 혼합되어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벽돌, 대리석, 타일, 아치와 기둥 등이 잘 조화되어 매우 화려하다. 여러 문명이 섞이는 것은 중요한 것 같다. 반원형의 광장과, 이를 둘러싼 물길, 그리고 물길 뒤에 반원형 화려한 건물이 감싸고 있다. 건물은 관공서로 사용되고 있었다.
건물 앞부분에는 스페인 각 도시를 상징하는 섹션들이 이어져 있다. 도시 상징 섹션들이 줄지어 있는 곳에서 기념 사진을 찍었다.
도시 섹션 중에서 바르셀로나를 나타낸 곳이다.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하여 원주민을 데리고 와서 이사벨왕과 페르난도2세를 접견하는 모습이다. 그 장소가 바르셀로나였다. 이사벨왕이 신발도 신지 못하고 나온 것으로 그려져 있다.
물길 위로는 스페인의 4개 지역을 상징하는 아치형 다리 4개가 놓여있다. 다리 난간은 모두 타일로 장식되어 있다. 우리가 서 있는 곳은 아마 카스티요 왕국을 상징하는 다리인 것 같다.
스페인 광장을 둘러본 후 잘 가꾸어진 무리요 정원을 산책했다. 무리요는 벨라스케스와 함께 스페인의 대표적인 화가이다. 벨라스케스가 궁정 화가였다면, 무리요는 보다 서민적인 화가였다고 한다. 정원 가운데 알함브라궁전 벽에서 보았던 헤라클레스기둥이 보인다. 콜롬버스 대항해 기념탑이다. 헤라클레스 기둥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헤라클레스가 아틀라스 산맥을 건너가야 했는데, 그 대신 자신의 괴력을 이용해서 산맥을 없애버렸다. 그 때문에 바다를 막고 있던 아틀라스 산맥이 갈라져서 대서양과 지중해가 연결되고 좁은 지브롤터 해협이 생겼다. 해협의 북쪽과 남쪽의 산줄기가 헤라클레스 기둥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한편 헤라클레스의 기둥은 넘어서는 안되는 금기를 의미하기도 했다. 지중해 중심의 세계관 때문일 것이다. 이 기념탑은 콜럼버스가 그 금기를 깨고 산타마리아호를 타고 대서양을 건넜다는 것을 상징하는 것 같다. 탑의 가장 윗부분에는 사자가 있고, 그 아래에 콜럼버스의 이름과 1492가 새겨져 있다. 배는 산타마리아호인데, 양쪽에 이사벨과 페르난도 왕의 이름이 쓰여있다.
신대륙으로부터 생산된 모든 재화가 집중된 세비야는 경제적 풍요와 문화적 발전을 이루었을 것이다. 유명한 오페라나 소설의 배경으로 자주 등장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것으로 로시니의 오페라 세비야(세빌리아)의 이발사, 비제의 카르멘, 모짜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돈 지오반니 등이다. 모두 시대를 앞서가고 당시 사회를 비판하는 풍자와 내용을 담고 있다. 당시 유럽에서 세비야는 이국적이고 진보적인 도시였던 것 같다. 사진은 로시니의 세비야 이발사 여주인공인 로지나가 살았다는 집이다. 2층의 발코니 아래에서 알마비바 백작이 세레나데를 불렀다고 가이드가 소개한다. 산타크루즈거리에는 카르멘, 돈후앙이 살았다는 집들도 있다고 한다. 스페인스럽지만 재미있다.
로지나의 집 앞에는 오래된 성벽이 남아있다. 성벽 오른쪽 벽에 두 개의 관이 보인다. 로마의 수도교보다 더 발전된 수도관이라고 한다. 먼지를 비롯한 오염을 방지할 수 있다. 아랍 문명이 높은 수준임을 보여준다.
유태인 골목으로 유명한 산타크루스 거리이다. 좁은 골목과 테라스가 특징이다. 침입자가 나타나면 소리로 위험을 전달하거나 골목을 막아서 차단시키기 좋았다고 한다.
산타크루스 거리 중에서도 이곳은 키스의 거리라고 소개한다. 건물 사이의 거리가 아주 가까워서 마주보는 건물에 사는 연인들은 골목을 가로질러 애정표현도 가능했나보다. 우리는 손을 꼭 잡아보았다.
마침 이 곳에 좋은 식당이 있다고 한다. 점심을 먹었다. 우리 일행은 햇빛을 가려주는 그늘막 아래 자리를 잡았다.
하몽 샐러드와 새우튀김이다. 스페인 레드와인도 한잔 곁들였다. 맛이 좋다.
점심 후에는 세비야 대성당을 관람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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