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4.17
오후에 바르셀로나에서 말라가로 이동했다. 라이언에어 저가 항공 비행기를 처음 이용했는데 기대 이상이다. 말라가는 태양의 해안(Costa del Sol: Coast of the Sun)의 중심 도시이자 유럽의 유명한 휴양지이며, 피카소의 고향이기도 하다. 말라가 공항에서 차를 렌트했다. 렌트카 회사 직원은 불필요한 업그레이드를 권유하고 보험료도 매우 비싸다. 스페인은 독일과 아주 다르다.
지중해 해안을 따라 길지 않은 거리를 이동해서 호텔에 도착했다. 그런데 호텔에 주차장이 없다. 건미가 호텔 직원에게 물어서 공원 지하에 있는 공용주차장을 찾아서 주차했다. 주차료는 우리가 모두 부담해야 한단다. 이제부터는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여장을 풀고 근처 구경을 나섰다. 호텔 주변이 모두 유적지이다. 바로 뒤에 말라가 대성당이 있었다. 비교적 큰 도시이지만 그래도 이렇게 크고 아름다운 대성당이 있다니 놀랍다. 사진에 보이는 타워는 안달루시아 지역에서 세비야 대성당의 히랄다 탑 다음으로 높다고 한다. 이 도시는 오래 전부터 지역의 중심이었고 부유한 도시였던 것 같다.
가벼운 산책을 마치고 성당 바로 앞에 있는 식당을 찾았다. 자리에 앉으니 성당의 파사드가 내 뒤로 보인다. 이 부분은 바로크 양식이라고 한다. 아래 부분에는 3개의 아치가 있고, 각 아치마다 문이 하나씩 있다. 아치 옆에는 붉은 색 작은 기둥이 있고, 아치 사이에는 코린트식 큰 기둥이 보인다. 가운데 문 위에는 성모 마리아 문장, 양쪽 문 위에는 이 지역 성인을 상징하는 문장이 새겨져 있다고 한다. 먼저 맥주와 샹그리아를 한 잔씩하고, 샐러드와 이베리코 스테이크로 든든하게 저녁 식사를 했다. 모처럼 야채를 듬뿍 먹었다. 배경이 좋으니 음식도 더 맛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웨이터가 무료로 술을 한 병 준다. 고객을 위한 서비스라고 한다. 단맛도 나면서 향이 좋았다. 시작이 좋다.
2023.04.18
호텔에 오니 아무래도 편안하다. 아침 일찍 인근에 있는 아타라자나스 중앙시장에 갔다. 과일, 야채, 생선, 하몽, 고기, 올리브 등 상품이 다양했다. 처음보는 과일도 있었다. 우리는 과일을 골고루 샀다.
오늘 첫번째 방문지는 말라가 알카사바이다. 호텔에서 5분 쯤 걸으니 저 앞에 보인다. 이슬람 왕조가 11세기에 건축한 요새이며 지역 통치자가 거주했던 곳이다. 지중해의 해적을 물리치는데 중요한 곳이었다고 한다. 사진은 알카사바의 입구이다. 벽돌과 자연석을 교대로 쌓아올린 모습이 특이하다.
입구는 높은 성벽 사이로 직각으로 두어번 꺽여 있는 길을 따라 들어가야 한다.
알카사바 내부는 이슬람 건축 양식으로 아름다웠다. 직사각형 연못과 잘 다듬어진 정원, 아치형 문과 기둥들, 아치 위의 통풍이 잘되는 이슬람 장식 무늬가 멋지다.
알카사바는 해안에서 높은 언덕 위에 있다. 내려다보니 말라가 시가지 건물과 말라가항구, 지중해가 펼쳐진다. 아름다운 도시이다.
알카사바의 성벽이 상당히 높았다. 이 곳에서는 지중해의 동태를 잘 파악할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이 요새를 쉽게 함락시키기 어려웠을 것 같다.
알카사바 관람을 마치고 피카소 박물관을 관람했다. 피카소 친척들이 소장했던 작품들을 모은 것이 중심이 되었다고 한다. 미리 예약을 하지 않아서 표를 사는 줄 뒤에 섰다.
피카소박물관은 2층으로 되어있었다. 이 건물은 그 자체로 문화재이다. 16세기 전반부에 나스리드 궁전의 잔해 위에 지은 부에나비스타 궁전이었다고 한다. 2000년대 초에 이 건물과 주변 건물을 박물관으로 개조했다,
마음에 드는 작품을 촬영해보았다. 이 그림은 기타를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내 느낌으로는 기타의 가운데 부분에서 아름다운 소리가 퍼져 나오는 것 같다. 아래 부분의 파형이 그런 느낌을 준다.
여인의 맹세라는 작품이라고 한다. 1933년에 그린 것인데, 간단한 선으로 인물과 배경이 구현되어 있다.
아래는 피카소와 작품활동을 같이했던 프랑스 여성 화가(프랑스와스)를 1946년그린 것이다. 선과 도형으로 특징을 잘 살린 것 같다.
삽을 든 아이(1971)이다. 모래 놀이를 하는 장면인 것 같다. 앞모습과 옆모습이 함께 보인다.
출구 가까이에 피카소 작업실처럼 꾸며놓은 사진촬영 장소가 있어서 기념 사진을 찍었다. 평면에 그려진 그림인데 사진을 찍으니 실제 작업실처럼 느껴진다.
다시 거리로 나오니 말라가 성당 종탑이 보인다. 구시가지 골목 바닥은 대부분 대리석이 깔려있다. 얼마나 풍요로운 도시였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말라가 성당 내부를 관람하였다. 16세기에서 18세기에 걸쳐서 지어졌으며 르네상스 양식이라고 한다. 겉모습도 웅장하고 멋지지만, 내부도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높은 기둥과 아치를 잘 살리고 있다. 벽의 윗부분에 스테인드 글라스로 장식한 창이 나있고, 천장의 문양도 아름답다. 천장이 황금색으로 보이는 것은 조명 때문일 것 같다.
뒤로 돌아보니 파이프오르간이 마주보고 있고 그 사이에 성가대 자리가 보인다. 파이프오르간 연주에 맞춘 성가대의 노래 소리가 궁금했다. 규모와 아름다움이 대단하다.
관람을 마치고 나니 허기지다. 근처 골목에 있는 타파스 식당을 찾았다. 실내 인테리어가 무척이나 화려하다. 스페인 사람들의 색과 디자인 감각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요기를 하고 그라나다를 향해서 떠날 준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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