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4.18
이제 말라가를 출발하여 그라나다로 이동한다. 중간에 네르하와 프리힐리아나를 둘러보기로 했다. 지중해를 따라 동쪽으로 한 시간 정도 고속도로를 달렸다. 아름다운 바다를 오른쪽에 끼고 달리는 재미가 좋다. 도로 표지판에 네르하가 나온다. 다행히 공공주차장이 잘 마련되어 있다. 옛 도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서 거의 모든 길이 좁고 일방통행이다. 바다를 향해서 걸어가니 카페와 기념품 가게가 모여있는 거리가 나온다. 저 멀리 가운데에 성당도 보인다.
카페가 있는 건물 벽에 유럽의 발코니라는 타일 간판이 붙어있다. 스페인 왕 알폰소 12세가 1885년 이 곳을 방문하고 지중해가 내려다 보이는 경치가 너무 아름다워서 유럽에서 제일이라는 의미로 유럽의 발코니라고 했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지중해의 발코니라는 곳은 타라고나와 말라가에서도 있었지만 유럽의 발코니는 처음이다.
얼마나 아름다울지 기대하면서 야자수 나무가 도열한 길다란 광장을 따라 바다를 향해 걸었다.
바닷가에 도착하니 전망이 시원하게 내려다 보인다. 왼쪽을 내려다보니 작은 해수욕장과 넘실대는 지중해 바다가 보인다. 해수욕장 주변의 갈색 바위와 옥색 바닷물 색이 대조를 이룬다. 과연 멋진 곳이다. 수영과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부럽다.
오른쪽을 바라보니 해안을 따라 건물들이 서 있고, 중간 쯤에 작은 해수욕장이 보인다. 한참 동안 오른쪽과 왼쪽 해변, 그리고 지중해를 번갈아 바라보면서 아름다움을 만끽하였다. 강한 바다 바람에 얼굴 피부가 부담스러울 무렵 다시 광장을 따라 카페 거리로 돌아왔다.
카페 거리에 가까이 오니 우측에 특이한 건물이 보인다. 안달루시아 지역답게 하얀색 건물 벽에 붉은 꽃이 담긴 파란색 화분들이 강렬한 대비를 이룬다. 하늘과 바다 모두 푸르러서 흰색 건물이 두드러져 보인다. 화분의 푸른색을 가져온 곳은 하늘일까, 아니면 바다일까?
유럽의 발코니를 감상한 후 젤라또 아이스크림으로 기쁨을 배가시켰다. 따뜻한 햇살 아래 여유와 기쁨을 느껴본다.
다음은 프리힐리아나로 갔다. 네르하의 한 지역이다. 산길을 따라 몇 km를 올라가니 모든 집의 벽을 하얀색으로 칠한 오래된 마을이 나온다. 이 곳은 레콩키스타를 전후해서 무어인들이 살았던 마을이라고 한다. 경사가 심해서 농사를 짓기도 어려운 곳이다. 자신들의 문화와 종교 그리고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 피난을 왔던 것 같다. 결국 기독교 세력 영향에 들게 되어 개종을 강요당하고 이를 거부한 사람들은 죽음을 당하기도 했다고 한다. 무어인들의 건축 양식과 경사진 좁은 골목이 두드러진다. 골목길 바닥은 작은 자갈들을 무늬를 넣어서 배열해 놓았다. 프리힐리아나는 스페인에서 가장 아름답고 잘 보존된 마을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오후 시간이라 상당히 더웠다. 우리는 그늘을 찾아 카페로 들어갔다.
샹그리아와 탄산수로 더위를 달랬다.
파라솔 아래에서도 눈만 돌리면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었다.
프리힐리아나의 골목길을 천천히 음미하듯 걸어서 주차장으로 내려왔다. 그라나다를 향해서 출발했다. 마을에서 내려오는 길에 멀리 지중해가 펼쳐진다.
프리힐리아나를 출발하여 고속도로를 달려서 그라나다에 도착했다. 렌트카에 있는 내비가 호텔의 위치를 다른 곳으로 안내해서 애를 먹었다. 구글맵을 이용해야 했다. 스페인의 오래된 도시 구시가지는 자동차로 다니기 너무 어렵다. 그 중에서도 그라나다가 가장 심한 편이었다. 호텔은 알함브라궁전 가까운 곳에 있었다. 아랍풍으로 아름답게 꾸며져 있었다.
지대가 높아서 객실 창문에서 그라나다 시가지가 내려다 보였다. 지붕 기와만 보아도 오랜 역사를 가진 건물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내일 알함브라궁전을 방문할 생각을 하니 가슴이 설랜다. 오늘 잘 쉬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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