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25
어제는 힐데가의 생일이었다. 건미는 힐데가도 좋아하는 한국 음식을 준비했다. 독일임을 감안하면 성대한 생일 파티였다. 덕분에 모처럼 한식을 배불리 먹을 수 있었다.
오토 아저씨가 잘 가꾸었던 정원에서 여유있는 오후를 즐겼다. 다시 돌아오려면 상당한 기간이 필요할 것이다.
아침에 프랑켄베르크(에더)를 떠나서 스위스를 향해서 출발했다. 12일 동안 스위스를 돌아볼 예정이다. 아우토반을 따라서 독일의 국경 도시 바일 암 라인까지 450km를 교대로 운전했다. 호텔 체크인을 하고 4시 경 도시 구경을 나갔다. 호텔은 베스트웨스턴 체인이었다. 큰 상가 건물에 있고 간이 부얶도 있어서 시설이 좋았다. 주차장도 넓고 무료였다. 다만 주차장에서 호텔까지 이동거리가 길었다. 라인강쪽으로 가니 세 나라 다리(Drei Lander Brucke)가 나왔다. 독일과 스위스, 그리고 프랑스의 국경 지대라는 것이 실감났다. 다리를 건너면 프랑스이다.
프랑스 위낭겨(Huningue) 마을에서 만난 이 지역 지도이다. 라인강을 경계로 프랑스와 독일의 국경이 있고, 강 동쪽은 다시 북쪽이 독일 남쪽이 스위스 바젤이다. 국기로 각 나라를 표시하고 있다.
세 나라 시인의 길(Three country poet-path)도 만났다. 지금은 다른 나라로 나누어졌지만 이 지역은 오래전부터 같은 언어를 사용해왔다고 한다. 알레마닉 독일어(Alemannic German)라는 방언이다. 이 덕분에 세 지역은 국경을 뛰어넘는 유대감과 형제애를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공통 언어에 대한 애정과 이 언어의 우수함을 기리기 위해 세 지방 정부는 적극적으로 협력했다고 한다. 그 결과 라인강 양쪽에 27개의 시비가 건립되었다.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유대감과 협력이다. 작은 전율을 느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유럽 근대국가는 생각보다 근래에 형성된 것이다. 그 전에는 이 지역이 같은 나라였을 때도 많았을 것이다. 아래 사진은 시인의 길에 세워진 시비의 위치와 시인들의 이름이다. 국적도 약자(DE 독일, FR 프랑스, CH 스위스)로 표시되어 있다.
다리에 올라 라인강을 바라보았다. 왼쪽에 독일과 스위스가 있고, 오른쪽이 프랑스이다. 더 멀리 보이는 스위스 바젤에는 공장 굴뚝이 많이 보였다. 화학공업이 발달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공기도 맑은 편은 아니었다.
다리를 건너 프랑스로 넘어왔다. 독일 쪽과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프랑스 쪽 마을이 더 정감있는 느낌이다. 광장을 지나면서 바로 앞에 작은 성당이 보였다.
뒤돌아보니 넓은 광장에 탑과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배치되어 있다. 그 뒤 라인강쪽으로는 아파트가 우뚝 서있다.
위낭겨 마을을 대표하는 성당인 것 같다. 높은 종탑이 인상적이었다.
라인강변에는 시민들을 위한 휴식 공간이 있었다. 우리가 건너온 다리와 독일 쪽 건물들이 보였다.
강변을 따라 걸으니 시비가 나타났다. 융(Jung)이라는 독일 시인이다. 독일어로 적혀있어서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한참을 걸어서 두번째 시비를 만났다. 아직 생존해 있는 시인의 시인 것 같다.
다리 위에서 바라보니 청소년들이 강에서 수영을 하고 있었다. 라인강으로 흘러드는 지류를 잘 활용하여 시민을 위한 수영과 물놀이 공간으로 만든 것 같았다.
세번째 시비를 만났다. 이번에는 시인 소개 뒤에 CH라고 적혀있는 것을 보니 스위스 출신인 것 같았다.
아담하고 소박한 교회도 만났다. 개신교 교회라고 한다.
독일 국경도시 바일에서 뜻하지 않게 프랑스에도 가보고, 세나라 시인들의 시비도 만났다. 여행은 예정에 없던 만남과 경험을 통해서 더 풍성해진다. 내일부터는 스위스 여행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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