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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강 여행 3: 본대학교 식물원, 드라켄펠스

유럽 여행/독일

by Travel Memories of GG Couple 2024. 10. 21.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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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3
이번 라인강여행의 마지막 일정으로 본(Bonn)과 드라켄펠스(용 바위)를 돌아보고 오후에는 프랑켄베르크로 돌아가기로 했다. 쾰른에서는 차로 30분 정도 걸리는 가까운 거리였다. 로마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유서 깊은 도시이며, 인구는 30만 정도이다. 1990년까지 서독의 수도였으며, 통일독일의 수도가 베를린으로 이전하기까지는 10년 동안 통일독일의 수도이기도 했다. 베토벤의 탄생지로 유명하며, 이 도시의 중앙묘지에는 베토벤을 비롯해서 모짜르트, 브람스, 슈베르트, 요한 스트라우스, 주페 등과 같은 유명한 음악가들이 묻혀 있다고 한다. 볼만한 박물관, 성당, 성곽 등이 많아서 다 돌아보려면 하루로는 안될 것 같았다. 우리는 본대학교 식물원을 방문하기로 했다. 식물원으로 가는 길은 쾌적했다. 중앙에는 상당히 넓은 잔디밭이 이어져 있고 양쪽에는 큰 나무들이 늘어서 있다. 이 길을 따라 양쪽에는 대학 건물이 줄지어 있었다. 주로 자연과학 분야 학과인 것 같았다. 부러운 도시 환경이다.  

길 끝에 포펠스도르퍼 성 건물이 나타났다. 우아하고 아름다운 건물이다. 쾰른의 대주교가 1715년에 프랑스 건축가에게 이 성 유적이 있던 자리에 개인 궁전을 짓도록 했다. 1818년에 이 궁전과 주변 공원은 본 대학교의 일부가 되었으며, 공원은 보타니컬 가든으로 바뀌었다. 이 건물에는 본대학교의 광물학 박물관과 지질학 연구소 및 동물학 연구소가 자리잡고 있었다. 

보타니컬 가든 개장 시간은 10시 였다. 입장료는 없었다. 식물원 중앙에는 궁전을 배경으로 다양한 꽃이 재배되는 화단이 늘어서 있었다. 

긴 호수가 식물원을 둘러싸고 있었다. 호수와 궁전 건물이 잘 어울렸다.  

오솔길을 따라서 다양한 식물들이 늘어서 있었다. 특이한 잎을 가진 나무도 보였다. 

마지막에 유리 온실 여러 동이 있었다. 한 온실 안에는 여러가지 연이 있었다. 잎이 넓고 뒷면에 가시가 있는 연은 TV에서 보았던 아프리카 나미비아의 킹로터스같았다. 

보타니칼 가든을 나오니 좌측 길건너 고풍스러운 건물과 동상이 보였다. 가까이 가보니 벤젠의 구조식을 밝혀낸 화학자 케큘레였다. 화학과 건물이었다. 

본의 남쪽에 있는 쾨닉스빈터로 이동했다. 드라켄부르크 성을 방문하기 위해서이다. 이 성은 시벤게비르게 산맥에 있는 드라켄펠스 산의 중턱에 있다. 이 산맥은 돔의 모양으로 관입한 화산암체라고 한다. 드라켄펠스는 용 바위라는 뜻이다. 바그너의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에서 지그프리트가 용과 대결을 한 배경이다. 산 정상까지 톱니바퀴 열차가 다니고 있었다. 라인낭만주의의 대표적인 관광지여서 19세기부터 운행했다. 우리도 기차를 타고 위로 올라갔다. 
드라켄펠스 정상역에 내리자 큰 식당 건물이 나왔다. 조금 떨어진 전망대에서는 아름다운 라인강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드라켄펠스 정상으로 올라가니 12세기에 쾰른을 방어하기 위해 세웠던 성의 잔해가 남아있었다. 규모가 제법 커 보였다. 17세기, 30년 전쟁이 일어났을 때 무너졌고 재건되지 않았다고 한다.  

드라켄펠스 식당으로 돌아와서 점심을 먹었다. 아주 많은 관광객들이 넓게 펼쳐진 테이블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톱니바퀴 열차를 타고 드라켄부르크 성으로 내려갔다. 이 성은 폰 사르터 남작이 거주  목적으로 1884년에 세웠다. 라인 낭만주의의 대표적 건물로 꼽힌다. 낭만주의는 산업혁명과 도시화에 대한 반작용으로 일어났다. 라인강 중류의 협곡은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고 과거 유적이 많이 남아 있어서 낭만적인 시대를 연상할 수 있는 곳이었다. 형식을 존중하는 고전주의에 대한 반동으로 개인의 주관적, 개성적, 공상적, 상징적, 신비적, 초자연적 특성을 존중하는 예술의 새로운 경향이었다. 영국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바이런이 이 곳을 방문하고 시집, "차일드 헤럴드의 순례"를 출판한 덕에 이 곳은 더욱 유명해졌다. 드라켄부르크 성은 정말 고급스럽고 아름다웠다. 동화 속의 배경으로도 손색이 없어 보였다. 

다른 방향에서 바라본 성의 모습이다. 

성의 내부도 아름다웠다. 라인강을 내려다보는 원형 공간에서 여유있게 차를 한잔하는 모습을 그려볼 수 있었다. 

연회가 열렸던 긴 홀의 천장과 스테인드글라스 창문도 훌륭하다. 

서재도 잘 꾸며져 있었다. 여기에서 책을 읽으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해보았다. 19세기 유럽 상류층의 생활상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성 옆에 있는 타워에 올라가서 성을 바라보았다. 뾰족한 탑과 지붕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다.

아름다운 성을 돌아보고 나니 비로소 성에 대한 동경이 채워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드디어 투박하지 않은 성을 만났다. 흐믓한 마음으로 프랑켄베르크 에더까지 먼 길을 떠났다.

위 내용 중 일부는 Francis Lee의 "본에서 찾아보는 라인낭만주의"에서 인용하였음을 밝혀둔다 (https://brunch.co.kr/@friscii/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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