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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발왕산 케이블카, 기 스카이워크, 천년주목숲길

한국/강원

by Travel Memories of GG Couple 2025. 2. 20.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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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2022 여름
발왕산은 강원도 평창군에 있는 태백산맥 줄기의 산이다. 높이는 1,458m로 우리나라에서 12번째로 높다. 원래 이름은 여덟명의 왕을 모실만한 묘자리가 있다는 의미의 팔왕산이었다고 한다. 일제강점기에 우리나라에 왕이 나오는 것을 막으려고, 왕성함이 나온다는 발왕산(發旺山)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2002년에 왕이 나온다는 뜻의 발왕산(發王山)으로 바로 잡았다. 이름부터 범상치 않은 산이다.
발왕산은 산세가 험하지만 북쪽 사면이 완만하여 용평스키장을 비롯한 리조트가 있다. 용평스키장은 2018년 평창올림픽을 비롯해 다수의 국제대회를 개최한 훌륭한 스키장이다. 이 리조트에서 케이블카가 발왕산 정상 부근까지 이어져 있다. 길이가 왕복 7.4km로 아주 긴 케이블카로 손꼽힌다. 
용평리조트 입구를 지나 드래건플라자 탑승장으로 갔다. 주차장은 넓었지만 차가 많았다. 주차료는 없다. 케이블카 왕복표는 성인 25,000원이다. 온라인, 경로우대, 투숙객, 카드사, 지역주민과 같은 할인 기회가 있다. 여름철 성수기에는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까지, 비수기에는 오전 10시에서 오후 5시까지 운행한다. 인기가 높아서 대기 줄이 아주 길었다. 한참이 걸려서 8인승 곤돌라에 올랐다. 리조트와 스키슬로프, 그리고 발왕산과 태백산맥의 짙푸른 녹음을 내려다 볼 수 있었다. 곳곳에 펼쳐진 야생화 군락도 아름다웠다. 정상까지 올라가는 18분 동안 지루할 틈이 없었다. 멀리 횡계와 선자령, 그리고 살짝 동해바다도 보였다. 장관이다.   

정상의 드래곤캐슬에서 내렸다. 해발 1400m이다. 647m를 올라왔다고 한다. 시원하다. 기온은 100m 올라갈 때마다 0.6도씩 낮아진다. 아래 주차장보다 4도 정도 더 낮아진 셈이다. 바람이 시원해서 체감온도는 몇도 더 내려간다. 여름철 피서지로 제격이다. 맨 위에서 내려다 보니 건물 주위를 멋지게 꾸며 놓았다. 모나정원이다. 1458m 높이의 발왕산 정상도 보였다. 가깝다. 

정상에는 기 스카이워크, 발왕산 정상, 천년주목숲길이 있다. 먼저 기 스카이워크를 방문했다. 맨 위로 올라가면 스카이워크로 가는 길이 이어져 있다. 

기 스카이워크에는 사람들이 아주 많았다. 발왕산의 기를 받는 곳인가 보다. 투명한 바닥으로 내려다보이는 까마득한 발 아래 풍경과 시원한 태백산맥 조망 때문일 것이다. 바로 아래에는 스키 슬로프가 길게 이어져 있었다. 

발왕산 정상까지 가는 길은 거의 평지나 다름없었다. 고도 차이도 60여m에 불과하고 거리도 600여m 밖에 되지 않았다. 모나공원을 지나는 바램길을 따라서 가면 되었다. 

정상에서 내려오면 천년주목숲길 입구를 만나게 된다. 3.2km 정도 길이의 무장애 나무데크길이다. 천천히 걸어도 1시간 남짓 걸린다. 발왕산 주목군락지는 1997년 산림유전자원보호림으로 지정되었다. 이 곳 주목의 수령은 당시 평균 70년이 넘었다고 한다. 주목은 700m가 넘는 고산지대에서 자라며 줄기의 겉과 속이 모두 붉은 색이다. 나무의 질이 좋고 색이 아름다워서 고급 가구나 장식재로 쓰인다. 상록침엽수로서 천년을 산다고 알려져 있다고 한다. 산신령같은 나무이다. 길을 따라 재미난 이름이 붙은 주목과 나무들이 이어져 있었다. 고개를 숙여야 통과할 수 있는 겸손의 나무, 야광나무와 마가목이 한 몸이 되어 서로 지탱하고 있는 마유목, 참선주목 나무를 지나자 고뇌의 주목 나무가 서 있었다. 옆으로 거의 직각으로 구부러져 비비꼬인 모습이 정말 고통스러워보인다.       

계속해서 어머니왕주목, 승리주목나무를 지나자 고해주목 나무가 나왔다. 나무 속이 텅 비어서 내가 그 안으로 들어가고도 남았다. 천주교 성당에 있는 고해소같다는 뜻인가 보다. 작은 밀폐된 공간에서 과거를 되돌아보라는 것일까? 나무 안에서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나무 내벽의 굴곡이 복잡다단한 우리 마음 같았다.  

아버지 왕주목나무가 우뚝 서 있었다. 웅장하다. 줄기의 둘레가 4.5m에 이른다. 나이가 1800년도 넘는다고 한다. 왕수리 부엉이의 보금자리이기도 하다.

고랭지 채소 재배로 유명한 안반데기 방향이다. 풍력발전기가 느리게 돌아가고 있었다. 

주목나무는 가지 모양이 참 특이했다. 구부러지고 비틀어져서 기괴한 모양을 만든다. 덕분에 보는 사람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는 것 같다. 

높은 곳이지만 샘물이 많이 나오는 곳이다. 이끼 가든도 있어서 아주 푸른 이끼를 볼 수 있었다. 

고목도 많이 볼 수 있었다. 높은 산 거친 환경에서 버티어낸 세월을 담고 서 있었다. 

주목이 주인공인 것 같지만 잣나무, 신갈나무, 마가목, 산사나무, 단풍나무, 물푸레나무, 산목련 등 다양한 식물이 어우러져있는 곳이다. 데크길을 다 돌고 나오자 서울대나무라는 간판이 보였다. 그 학교 교직원도 처음 들어본 나무이다.  

나무의 모양을 살펴보니 과연 서울대 관악캠퍼스 정문의 모습과 닮았다. 

드래곤캐슬 주위에는 포토존이 많았다. 멋진 사진을 남길 수 있는 곳이다.

발왕산 정상의 시원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아주 기분 좋은 산책을 할 수 있었다. 몇년은 젊어졌을 것 같았다.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왔다. 기념품점에서 판매하는 발왕산 막걸리를 샀다. 산돌배, 마가목 등 발왕산에서 나는 열매를 넣어서 만든 것이다. 가격은 비싸지만 그 이상으로 맛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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