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28
단양에서 빠뜨릴 수 없는 곳이 고수동굴이다. 1976년에 천연기념물 256호로 지정된 곳이다. 단양읍에서 고수대교를 거쳐 고수동굴에 도착했다. 여러 차례 와봤던 곳이다. 마지막 방문이 10년도 더 지나서 기억이 희미하다. 더구나 그동안 대대적인 보완 공사를 해서 2016년 8월에 다시 개장했다. 새로 생긴 건물 1층에서 입장권을 구입하자 장갑을 한 켤래씩 나누어 주었다. 동굴을 돌아볼 때 요긴할 것 같았다. 2층으로 올라가자 전시실이 나왔다. 석회동굴의 생성 과정, 동굴 생성물, 동굴 속 생물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해 놓았다. 게임과 동영상도 있었다. 어린 자녀가 있는 가족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건물을 나와서 계단을 따라 올라가자 멋지게 꾸며놓은 동굴 입구가 보였다. 너무 달라져서 처음 온 것 같았다. 동굴 내부의 불필요한 인공구조물은 철거하고 조명도 교체하는 공사를 했다고 한다. 기대가 되었다.
충청북도 공식 블로그에 의하면 고수동굴의 전체 길이는 1395m이며, 공개된 구간은 약 940m이다. 돌아보는 데에는 40분 정도 걸리며, 중간에 나선형 계단이 두 군데에 있다. 동굴의 깊은 곳은 동굴 환경 보존 지역이어서 공개하지 않고 있다. 입구에 들어섰다. 보행로는 걷기 편하게 다져져 있고, 조명도 잘 되어 있었다. 먼저 박쥐의 집이 보였다. 천장 윗 부분의 바위가 새까맣다. 박쥐가 살았던 곳이다. 암석 모양에 따라 도담삼봉, 다랭이논, 사자바위, 성모 마리아 상 등 다양한 이름을 붙여 놓았다. 이 동굴에서는 뗀석기도 발견되었다고 한다. 석기 시대에 사람이 살았다는 증거이다.
무엇보다도 나선형 계단 주위의 종유석이 인상적이었다. 윗쪽으로 공간이 높게 열려 있고, 고드름 모양의 종유석이 여러 층을 이루며 채우고 있었다. 어떤 종유석은 밝은 갈색이고, 다른 종유석은 푸른 회색이거나 백색인 것도 있었다. 굵기도 다양했다. 정말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동굴을 흐르는 물이 만든 계단식 연못도 볼 수 있었다. 물에 녹아있던 석회 성분이 침전되면서 연못 울타리를 만든 것이다. 지금은 동굴 내부에 흐르는 물이 많지는 않았다.
연못 바닥에는 동굴산호, 동굴진주가 보였다. 바닥의 모습은 산호같고, 동그란 돌은 진주 같았다. 직접 사진을 찍기 어려워서 충북 아키비움의 자료를 빌려왔다.
기묘한 느낌을 주는 석주 사이 공간으로 종유석이 멸종된 검치호랑이의 큰 송곳니처럼 뻗어 있었다. 으시시하다.
양면을 고드름같은 다양한 종류석이 길게 채운 벽이 늘어서 있고, 그 사이 공간 천장에는 말미잘이나 문어 다리 같은 종유석이 자라고 있었다. 신기하고 아름다웠다.
나선형 계단에서 위를 올려다보니 커튼 자락이 내려오는 듯한 모습을 한 종유석이 보였다. 긴 틈을 따라서 물이 흐르던 곳이 아니었을까 추측해보았다.
유난히 흰색 종유석이 많은 곳도 나왔다. 마치 물이 조금씩 흐르면서 얼어붙은 것 같아 보였다. 우측 편에는 석순과 종유석이 마주보고 있었다. 조금만 더 자라면 이어져서 석주가 될 것같았다.
한 줄로 길게 이어져 있는 종유석도 볼 수 있었다. 사나운 육식 공룡의 이빨같은 느낌이었다.
언제 보아도 정말 아름다운 동굴이다. 동굴 내부 온도는 15~17℃여서 여름과 겨울에 방문하기 좋은 곳이다.
단양 지역은 석회암이 많다. 그러다보니 시멘트 회사도 여러 곳이 있다. 석회 동굴도 많다. 고수동굴 외에도 온달동굴, 노동동굴,천동동굴, 영천동굴 등이 있다. 이 지역의 석회암층은 약 4억에서 5년 전에 생성된 것이다. 고수동굴이 만들어진 시기는 10만년에서 200만년 사이로 알려져 있다. 동굴이 생기는 까닭은 석회암이 비교적 물에 잘 녹기 때문이다. 빗물이 땅으로 스며들어 지하수가 되고, 이 지하수는 암석의 틈을 따라 흐르면서 석회암을 녹여서 동굴을 만든다. 한편 이 물이 흐르다가 석회 성분을 침전시키면 종유석이나 석순으로 자란다. 종유석과 석순은 매우 느리게 자란다. 1년에 0.1~0.2mm 정도이다. 지금도 자라고 있다.
고수동굴을 관람한 후 단양읍에 있는 민물고기 아쿠아리움을 찾았다. 단양 다누리아쿠아리움이다. 2012년에 개관했는데, 이제 연간 30만명이 찾는 명소가 되었다고 한다. 입구에 큰 쏘가리 모형을 세워 놓았다.
바다가 없는 충청북도의 특징을 잘 살린 곳이다. 규모와 볼거리가 기대 이상이었다. 기획전시실의 천연기념물 황쏘가리 전시가 인상적이었다. 한국, 중국, 일본의 쏘가리를 비교해서 볼 수 있었다. 천연 기념물과 멸종위기종도 전시되어 있었다. 남한강 고유어종, 북한 민물고기 등 주제가 다양했다. 여러 층에서 동시에 볼 수 있는 메인 수조에는 철갑상어, 남한강 쏘가리, 은어, 가물치 등 다양한 큰 물고기가 약 3000 마리가 헤엄치고 있었다. 터널로 들어가면 아래에서 볼 수 있었다.
아마존 거대어 피라루쿠나 중국 보호종 홍룡과 같은 다른 나라의 특징적인 민물고기도 함께 볼 수 있었다. 물고기 외에도 양서류, 파충류 전시도 볼만했다. 물고기를 배경으로 사진 찍는 아이디어도 재미있었다.
제일 위층에는 수달전시가 있었다. 다누리아쿠아리움은 기대를 뛰어넘는 규모와 볼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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