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28
오전에 소노캄 거제 주변 해안을 돌아 보았다. 지세포항은 산 능선이 두 팔을 길게 뻗은 듯 크게 만을 감싸고 있었다. 편안한 느낌을 주었다. 자연 방파제이다. 지세포항 바로 앞 바다에는 지심도가 있다. 지심도는 섬의 모양이 마음심자 같이 생겼다고 한다. 섬이 온통 동백나무로 덮여있어서 인기가 있다고 한다. 장승포항에서 오가는 배가 다닌다. 따뜻한 계절에 다시 오면 갈 곳이 많을 것 같다. 바닷가로 내려가자 마리나베이가 나왔다. 부두에는 작은 흰색 요트가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 요트를 타고 항구 주변을 둘러볼 수 있다고 한다. 우리는 데크길을 걷기로 했다. 소동옥림해변길이다.
해안을 따라 데크길이 아주 길게 이어져 있었다. 바다를 보면서 걷는 기분이 상쾌했다. 날씨는 쾌청하고 바람도 심하지 않았다. 데크길은 해안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져 바로 북쪽에 있는 장승포항이 보이는 곳까지 나 있었다. 데크 아래 갯바위에는 낚시꾼들이 세월을 낚고 있었다.
지세포항에는 거제어촌민속전시관, 거제조선해양문화관, 거제씨월드와 같은 전시장과 놀거리도 있었다. 어린 자녀가 있는 가족들이 좋아할 곳이다. 상쾌한 아침 산책을 마치고 해금강으로 출발했다. 어제 밤에 12시에 출발하는 유람선을 예약해 두었다. 겨울이어서 외도 보타니아 방문은 포기했다. 해금강 유람선도 하루에 두번 밖에 출항하지 않는다. 30분 정도 운전해서 해금강 마을에 도착했다. 해금강유람선 매표소에서 간단한 개인 정보를 제출하고 신분증 확인을 거쳐서 승선표를 받았다.
매표소에서 지그재그 모양으로 난 데크 길을 따라 내려가자 유람선 탑승장이 보였다.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었다. 유람선 선실로 들어갔다. 배가 출발해서 해안을 따라 달리다가 좌측으로 선회하자 바로 앞에 해금강 섬이 나타났다. 유람선은 속력을 늦추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해금강을 잘 보려고 선실 밖으로 나갔다. 엄청나게 많은 갈매기들이 몰려 들었다. 사람들은 새우깡을 나누어 주었다. 유람선은 해금강섬을 시계방향으로 천천히 돌았다. 해금강섬의 북쪽 해안에 이르자 사자바위가 나타났다. 해금강섬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았다.
배는 섬을 따라 우회전을 해서 이제는 섬의 동쪽을 볼 수 있었다. 밝은 햇살에 섬의 모습이 뚜렷하게 보였다. 가파른 바위 절벽과 봉우리, 그 위에 서있는 소나무가 푸른 바다와 어우러져서 바다의 금강이라고 불리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섬 가까이 빨간색 쾌속선이 흰 물결을 만들면서 달렸다.
해금강은 세 개의 큰 바위섬이 서로 맞닿은 섬이라고 한다. 가장 큰 주섬의 원래 이름은 갈도라고 한다. 우리 말로는 칡섬이라는 뜻이다. 멀리서 보아도 지층이 뚜렷하게 보였다. 퇴적암층이다. 찾아보니 중생대 백악기(약 1억 4500만년에서 6600만년 전)에 쌓인 층이라고 한다. 가운데 부분에 안으로 깊게 패인 부분이 보였다. 십자동굴이라고 부른다. 파도가 심하지 않아서 배는 십자동굴을 향해서 절벽 사이의 좁은 틈으로 들어갔다. 아주 가까이에서 절벽과 암석을 볼 수 있었다. 주로 입자가 작은 쉐일층 같았다.
배는 다시 해안을 따라서 남쪽으로 이동했다.
입담이 좋은 선장님은 신랑신부 바위를 소개한다. 지난 번 태풍으로 일부가 무너졌다고 한다. 끊임없는 바다의 침식이 일어나는 곳이다. 상대적으로 약한 퇴적암이어서 더 쉽게 침식되는 것 같았다. 끝이 뾰족한 모습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해금강과 멀어지는게 아쉬워서 전체 모습을 담았다. 파도에 계속 시달리고 있지만 오래 오래 견디어주기를 바랬다.
해금강을 둘러본 후 유람선은 서쪽으로 이동하여 다포도 쪽으로 향했다. 빨간색 등대와 해식 동굴, 작은 바위섬을 볼 수 있었다. 육지쪽에는 천장산이라는 산이 낙타 등처럼 서 있었다. 유람선에서 내리니 오후 1시가 되었다. 점심을 먹으러 이동했다. 중간에 신선대 표지가 나왔다. 신선이 놀았다는 커다란 바위라고 한다. 전망대와 산책로가 잘 되어 있다. 아쉽지만 허기와 강풍 때문에 포기했다. 바람의 언덕 표지판도 만났다. 드라마와 영화 촬영지로 알려진 곳이라고 한다. 강풍인데 바람의 언덕을 갈 이유 역시 없었다.
다포항으로 갔다. 거제도의 남쪽에 있는 항구였다. 보물섬 식당에서 갈치구이를 먹었다. 직접 잡은 생선으로 요리를 해주는 곳이었다. 낚시로 잡았다는 갈치였는데 정말 신선했다. 반찬도 짜지 않고 맛도 훌륭했다.
식사 후에는 거제군 남부면 다포리 남쪽 해안을 따라서 드라이브했다. 유람선에서 보았던 천장산 주변 길을 달렸다. 고개를 넘자 여차마을이 나왔다. 여차몽돌해수욕장이 있는 작은 마을이었다. 거제의 숨겨진 해안 같이 느껴졌다. 펜션도 제법 여러 개가 있었다. 깊이 들어온 산으로 둘러싸인 만은 한적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주었다. 삼각형 모양의 천장산이 우측 뒤에서 지켜주는 것 같았다. 거제 9경으로 꼽히는 곳이다.
좀 더 우측으로 보이는 바다의 모습도 참 아름다웠다.
길은 비포장도로로 이어졌다. 거제도의 오지이다. 포장을 하고 있어서 머지 않아 도로사정이 좋아질 것 같았다. 이제는 거제 파노라마 케이블카를 타러 갔다. 동부면 학동고개에 승강장이 있다. 케이블카 구간은 학동고개에서 노자산 정상까지 1.56km이다. 노자산은 해발 557m로 제법 높은 산이다. 학동고개까지 구불구불한 고개 길을 한참 동안 올라갔다. 입구에서 누군가 팔을 X자 모양으로 흔든다. 강풍 때문에 휴장이다. 아쉬운 마음에 공식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사진을 올려보았다. 통영 앞바다의 한려수도국립공원을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해질 무렵에 올라가면 다도해의 일몰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부산으로 되돌아가기로 했다. 거가대교를 향해서 가던 중에 거가대교 전망대가 있는 오션블루 거제휴게소에 들렀다. 맑은 날씨 덕분에 거가대교의 멋진 모습을 즐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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