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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도: 매미성, 칠천도 씨릉섬 출렁다리, 거제도 포로수용소 유적공원

한국/부산 경남

by Travel Memories of GG Couple 2025. 2. 2.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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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27
부산 광안리에서 거제도로 출발했다. 해저터널과 거가대교가 생겨서 1시간 반 정도면 갈 수 있었다. 가덕도, 대죽도, 중죽도, 저도를거쳐서 거제도로 이어졌다. 구정연휴인 탓에 통행료도 면제였다. 겨울이어서 갈만한 곳이 많지 않았다. 첫번째 목적지는 매미성이었다. 2003년 태풍 매미 때문에 경작지에 큰 피해를 입은 백순삼 님이 혼자서 쌓은 성이라고 한다. 입구에서부터 주차장으로 가는 차량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마을 골목은 가게와 식당, 카페가 성업 중이었다. 혼자서 지역사회를 변화시킨 셈이다. 대단한 분이다. 마침내 해변에 있는 매미성이 보였다. 개인이 만든 것치고는 규모가 상당했다. 입구 아래부분의 벽은 일반적인 축대처럼 보였다. 그러나 먼 쪽과 윗쪽의 모습은 달랐다. 기둥 여러개가 서있는 것 같은 부분도 있고, 위로 올라가면서 내어쌓기를 해서 유럽의 성을 연상시켰다. 

경작지를 태풍으로부터 지키는 수준을 한참 넘어섰다. 다양하고 멋진 모습으로 쌓아 올린 상상력과 노력에 감탄했다. 설계도도 없이 만들었다는 것도 놀라웠다. 

망루처럼 둥글게 쌓아 올린 부분도 있었다. 성벽 중간에는 나무를 심어서 색다른 느낌을 주고 조명을 더해서 밤에도 잘 볼 수 있도록 한 것 같았다. 이쯤되면 성쌓기는 일이 아니라 즐거운 놀이가 아니었을까? 문득 내가 어렸을 때 마당에 나무 상자로 탑을 쌓아 놓고 그 안에 들어가서 놀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성벽으로 올라가는 계단도 마련되어 있었다. 

위로 올라가니 망루와 성벽 사이로 이어지는 좁은 길이 나왔다.  

성의 윗부분은 아직도 공사 중이었다. 시멘트 반죽이 아직 굳기 전인 것을 보니 최근에 만든 것 같다. 거가대교가 배경이 되어 주었다. 

매미성 위에는 카페 매미캐슬이 자리하고 있었다. 무료로 좋은 구경을 했으니 커피라도 한 잔 마시는 것이 예의이다. 카페에서 내려다 보이는 전망도 훌륭했다.  

매미성 구경을 마치고 칠천도로 넘어갔다. 거제의 섬 중에서 거제도 다음으로 큰 섬이다. 2000년에 거제도에서 건너가는 다리가 생겼다. 점심 시간이 되어서 지역주민 맛집으로 알려진 나루목횟집을 방문했다. 다리를 건너기 전에 있었다. 음식 수준이 제법 좋았다. 칠천도로 건너간 다음 먼저 씨릉섬 출렁다리를 방문했다. 씨릉섬은 길쭉하게 생긴 무인도이다. 2024년 7월에 칠천도와 씨릉섬 사이에 출렁다리를 준공했다. 휠체어도 건너 갈 수 있도록 경사로도 준비되어 있었다.  

출렁다리는 200m 길이의 현수교였다. 바닥 가운데의 철제 직조판 사이로 바다가 내려다 보였다. 다리는 바람과 사람들의 발걸음으로 약간씩 흔들렸다. 

씨릉섬에 들어서자 대나무밭이 우리를 반겨주었다. 산책로도 잘 마련되어 있었다. 산책로 전체 길이가 1500m에 이른다고 한다. 주변의 섬들과 그 사이를 채우는 바다는 아늑하고 아름다운 느낌을 주었다. 바람이 거세게 불어서 길게 산책하기는 어려웠다.
칠천도는 역사적 교훈이 숨쉬는 곳이기도 하다. 1597년 삼군수군통제사 원균이 일본 수군에게 처절하게 패한 곳이기 때문이다. 같은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칠천량해전공원과 전시관도 가까이에 있었다. 우리나라의 유일한 패전기념 전시관이라고 한다. 아래 사진은 거제시청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칠천량 해전공원의 모습이다.   

칠천도를 한바퀴 드라이브했다. 해안을 따라 도로가 잘 닦여 있었다. 군데 군데 작은 마을이 나왔다. 편안한 느낌을 주는 섬이었다. 섬 구경을 마치고 장목면 석포리로 향했다. 개인적으로 인연이 깊은 곳이다. 석사학위 논문을 위한 연구지역이었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통영을 거쳐서 어렵게 오갔던 기억이 새롭다. 북쪽으로 이어진 반도의 천마산과 인근 지역을 조사했던 기억이 뚜렷하다. 그 때 조사하던 곳은 덕곡 일반산업단지로 변해있었다. 가는 길가에는 인가가 거의 없었는데 이제 마을이 들어차 있었다. 길이 복잡해져서 겨우 찾을 수 있었다. 큰 공장이 들어서 있어서 예전의 모습을 찾기 어려웠다. 벌써 40년 이상이 흘렀다. 앞바다는 여전히 아름다웠다. 

추억을 뒤로 하고, 거제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을 향했다. 거제시에 있었다. 한국전쟁 동안 사로잡은 북한군과 중국군 포로를 수용했던 곳이다. 1951년 2월에 설치되어 1953년 7월까지 운영되었다. 최대 17만3천여명의 포로를 수용했다고 한다. 입구에 들어서자 UN분수광장이 나왔다. 한국전쟁에 참전한 16개국의 국기가 걸려 있었다. 고마운 나라들이다. 

대검을 꽂은 총과 포로들의 모양을 중앙에 배치한 분수도 서 있었다. 월요일이라 모노레일은 운영하지 않았다. 화요일에는 휴관이라고 한다. 관람 경로는 언덕 위로 올라가서 한바퀴를 돌아 내려와야 했다. 

첫번째로 탱크전시관이 있었다. 북한군의 남침 선봉에 섰던 소련제 T-34 탱크 모형 건물이다. 내부에는 한국전쟁 관련 주요 인물이 전시되어 있었다.

이어서 거제도 포로수용소 디오라마관, 포로 생활관, 포로사상대립관, 포로폭동체험관, 포로수용소 유적 박물관 등이 이어졌다. 포로수용소 생활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아래 사진은 디오라마관의 폭동 현장이다.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 홈페이지 자료를 가져온 것이다.

당시 제네바협약에 따라 포로들을 인도적으로 대우했다고 한다. 포로들은 체육, 예술, 종교 활동도 했다. 한편 반공과 친공 이념을 가진 포로들 사이의 대립과 반목도 심각했었던 것 같았다. 폭동이 일어나기도 해서 1952년 5월에는 당시 수용소장 도드 준장이 포로들에게 납치되는 일도 발생했다. 최인훈의 소설 '광장'의 공간적 배경이다. 이 소설에는 북한과 한국이 아닌 제3국을 택한 포로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거제도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을 둘러보니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시설이 노후화되었고 전시 기법이나 내용도 보완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2024년 10월에 거제시에서 이 곳을 시민공원으로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논란이 일어났다고 한다. 역사적 가치를 생각할 때 시민공원보다는 더 발전적으로 개선해야 할 것이다.
하루 일정을 마치고 오늘 숙소인 소노캄 거제로 향했다. 거제도 동쪽에 있는 지세포항에 있었다. 규모가 매우 컸다. 방에서 보이는 항구와 바다 전망이 너무 아름다웠다. 

소노캄에 있는 몬테로쏘 레스토랑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다양한 와인을 맛보는 상품을 선택했다. 도우가 얇은 피자는 맛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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