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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마우이, 하나로드를 가다

하와이

by Travel Memories of GG Couple 2023. 12. 15.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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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20(월)
오늘은 하나(Hana)로 가는 길에 도전했다. 마우이 동쪽에 있는 작은 마을 하나로 가는 구불구불하고 좁은 도로이다. 경치가 수려해서 마우이의 첫번째로 꼽히는 관광코스이다. 길이 좋지 않아서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말을 듣고, 아침 6시에 출발했다. 계획은 최종 목적지인 하나에 먼저 가서 경관을 즐기고, 수영도 한 다음 나오면서 볼거리를 즐기는 것이다. 이른 시간이라 관광객 차량은 거의 없었다. 다만 일을 하러 다니는 현지인들이 빠르게 질주하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듣던대로 길은 좁고, 계곡과 해변의 드나듬에 따라 춤을 추었다. 자주 나타나는 다리들은 좁아서 차가 한대 밖에 지나지 못했다.  마주 오는 차가 나타나면 긴장이 되었지만, 양보 사인을 잘 지키면서 천천히 나아갔다. 중간에 비가 내렸지만 중간 지점을 지나자 날씨도 맑아졌다. 나무가 너무 우거져서 밀림 속을 헤매는 것 같았다. 해변 전망이 보이는 곳에 멈췄다. 해안선과 블랙샌드 비치가 보였다. 

잠시 후 케아나에 반도 표지판이 보였다. 좁은 길을 따라 내려가자 거칠고 검은색 용암이 해안에 펼쳐져 있다. 거센 파도가 부서지면서 뿌연 포말이 대기를 채우고 있다.

서쪽에는 어제 올랐던 할레아칼라 화산이 구름 아래로 살짝 나타났다. 침식된 계곡이 두드러져서 아름답다. 

야자수 사이로 보이는 바다 풍광이 너무 아름답다. 

마침내 계획한 하나 베이 비치 공원에 도착했다. 동쪽에 있는 해변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바다가 잔잔하다. 해변에는 여인상이 서있다. 카아후마누 여왕이라고 한다. 이 곳에서 태어나 카메하메하 1세의 왕비가 된 여성이다. 지혜가 높아서 교육과 의료 개선을 통한 하와이의 사회 발전에 크게 기여한 분이다.

카누와 패들보트의 명소인 것 같다. 두 사람이 패들보트를 저으면서 바다로 나아간다.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 같다. 한가한 마음으로 바다와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준비해온 샌드위치로 아침식사를 했다. 

패들보트 지도자에게 레드샌드비치 가는 길을 물었다. 친절하게 길과 주차 장소까지 알려주었다. 레드샌드 비치는 가는 길부터 경치가 환상적이었다. 옆에는 멋진 호텔이 있고, 사유지를 통과해야 해서 조심스러웠다.

트레일을 따라 걷다가 모퉁이를 돌아서자 레드샌드비치가 보이기 시작했다. 주변 바위가 모두 짙은 붉은 색이다. 철분이 다량 함유된 용암이 풍화되면서 산화되었기 때문이다.

그 암석이 풍화되어 짙은 붉은색 모래 해변이 펼쳐져 있었다. 해변이 들어선 만의 중간 쯤에는 풍화에 강한 검은 색 암맥이 줄지어 서 있었다. 태평양의 거센 파도를 막아주어 해변의 물은 잔잔했다. 그래서인지 어린이가 있는 가족들이 수영을 즐기고 있었다. 우리는 아름다운 해변과 주변 해안선을 감상하면서 돌아왔다.

온 길을 조금 되돌아가서 와이아나파나파 주립공원을 방문했다. 이 곳은 검은색 모래 해변으로 유명한 곳이다. 어제 온라인으로 주차와 입장권을 구매했다. 입구에서 예역한 큐알코드를 보여주고 통과했다. 이 공원 역시 장관이었다. 분출한지 아주 오래되지 않은 듯, 짙은 검은색 용암이 온통 긴 해안을 뒤덮고 있었다. 바다에는 해식동굴이 여러개 보였다. 우리는 먼저 트레일을 따라 공원을 산책했다. 검은색 용암과 밝은 녹색의 숲이 멋진 조화를 보였다. 봄철에 제주도에서 느꼈던 것과 비슷했다. 깊게 안으로 들어온 만에는 검은색 모래와 자갈로 이루어진 해수욕장이 나타났다. 태평양의 거센 파도는 때로 물보라를 상당한 높이의 바위 위까지 뿌렸다. 어떤 어린 아이는 그 세찬 물보라 세례를 받기도 했다. 휩쓸려 들어갈까봐 가슴이 조마조마 했다.

산책을 마치고 검은 모래 해변으로 돌아왔다. 

만이 깊게 들어와 있었지만 검은 모래 해변에 도달하는 파도는 여전히 거셌다.

해변에서는 파도가 위에서 밀고, 아래에서 끌어가는 힘이 강해서 서 있기도 힘들었다. 우리는 목 정도까지 잠기는 곳으로 들어가서 수영을 했다. 물의 온도도 적당하고 파도는 거칠기는 하지만 재미도 있었다. 양쪽 만에는 파도에 아래 부분이 깎인 바위들이 흥미로웠다. 나는 만의 양쪽을 왕복하며 수영을 했다. 쉬기도 하고 수영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해수욕을 마칠 무렵 해변에 있는 검은 바위 위에 앉았다. 건미가 내 사진을 찍는 순간 엄청난 파도가 몰아쳤다. 심지어는 우리 짐이 있는 곳까지 바다 물이 올라와서 모두 젖었다. 하와이 속담이 떠올랐다. "바다를 등지고 있지 마라." 언제 큰 파도가 덮쳐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휴대전화는 충전 포트가 젖어서 USB를 연결하면 전화가 고장날 수 있다는 경고가 떴다. 당혹스러웠다. 짐을 챙겨서 차로 돌아왔다.

간단하게 샤워를 하고, 피크닉 테이블에서 점심을 먹었다. 점심으로 김치볶음밥을 먹는 호사를 누렸다. 수영을 마친 후여서 꿀맛이었다.

돌아오는 길에 코코넛 지엔스라는 푸드트럭에 들러서 커피와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건미는 바나나빵도 샀다. 유명한 푸드트럭이라고 들었다. 이 지역 주민들은 개발에 반대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오는 길은 좁고 접근하기 어렵다. 오히려 이런 어려움 때문에 더 유명해진 것 같기도 하다. 제대로 된 식당도 거의 없어서 주민들의 푸드트럭을 이용할 수 밖에 없다. 현재 환경을 잘 보존하려는 모습에 응원을 보낸다. 

숙소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내내 비가 내려서 전망대나 폭포는 모두 통과했다. 그래도 오늘 참 운이 좋았다. 레드샌드 비치와 블랙샌드 비치를 즐기는 동안은 날씨가 너무 좋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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