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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광역시 중구: 실미도, 모세의 기적, 현대사 비극의 현장

한국/수도권

by Travel Memories of GG Couple 2025. 4. 22.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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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16
영종도와 다리로 연결된 무의도 가까이 있는 섬, 실미도가 궁금했다. 실미도라는 영화로 유명해진 섬이다. 하루 두 번씩 모세의 기적도 일어나는 곳이다. 오늘은 오후 1시가 썰물 최대 시간이다. 오전 11시 경에 출발했다. 무의도 입구에 이르자 점심시간이다. 다리 건너가기 바로 전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생선구이 정식인데 음식이 알차고 맛도 괜찮았다.  

무의도로 가는 다리는 잠진도라는 작은 섬을 거쳤다. 잠진도를 지나자 아치 모양의 높은 다리가 나왔다. 아래로 배가 왕래하기 좋게 만든 것 같았다. 무의도로 접어들어 얼마 가지 않아서 큰무리마을에서 우회전을 했다. 마을을 통과하고 실미고개를 넘자 실미도 유원지 입구가 나타났다. 성인 1인당 입장료 2000원씩과 주차료 3000원을 냈다. 당일 캠핑 비용은 하루에 5000원이다. 1박 2일 캠핑은 2만원, 1박 추가시 8천원이다. 하루 숙박할 때 주차료는 16000원이다. 대체로 저렴한 편이다. 해변으로 가자 널찍한 솔밭이 펼쳐졌다. 노지캠핑을 할 수 있는 곳이다. 매점, 화장실, 수도 시설이 갖추어져 있었다. 차박 캠핑으로도 유명한 곳이다.

이 곳 해변에서는 갯벌체험도 할 수 있다. 성인은 만원, 학생은 6천원, 미취학 아동은 3천원, 장화대여가 2천원이다. 조끼와 호미를 빌려준다. 갯벌에서 성인은 2kg, 학생은 1kg까지 바지락을 채취할 수 있다고 한다. 바지락이 많은 모양이다. 실미도 북측 지역에 있는 제2유어장에서는 해루질 체험도 가능하다. 해루질은 밤에 얕은 바다에서 어패류를 잡는 것이다. 체험 기회가 다양한 곳이다. 바닷가에는 텐트를 설치하고 해변을 즐기는 캠핑족도 있었다.  

조그마한 무인도인 실미도는 영화로 유명해졌다. 이 곳에서 1968년 4월에 창설된 684부대가 훈련을 했다. 이 부대는 북한 무장공비의 청와대 침투에 대한 보복 작전을 목적으로 창설되었다. 1968년 초에 31명의 무장공비가 박정희 대통령을 암살하려고 휴전선을 넘어 청와대 근처까지 침투했다. 청와대와 멀지 않은 자하문 초소까지 접근한 이들은 군경과 총격전을 벌였고 대부분 사망하고 김신조는 세검정 계곡에서 생포되었다. 이 사건의 충격으로 예비군이 창설되고, 김일성의 거처 습격을 목표로 하는 684부대도 창설되었던 것이다. 부대원들은 3년여동안 혹독한 훈련을 받았다. 그런데 1971년 남북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부대는 목적을 상실하게 되었고 정부는 이들을 방치했다. 불만이 폭발한 이들은 감시병을 살해하고 실미도를 탈출하여 청와대로 향했다. 인천을 거쳐 서울 영등포에 도착하자 긴급 출동한 군경과 총격전이 벌어졌다. 대원의 상당수는 교전 중 자폭하고 생존한 사람들은 사형에 처해졌다. 그후로도 오랫동안 이 사건은 비밀에 부쳐졌다. 우리나라 현대사의 비극이자 최악의 국가 범죄 사건 중 하나이다. 2022년 9월 21일 진실화해위원회는 군행형법을 위반한 불법행위이며, 위법한 공권력 행사로 인한 중대한 인권 침해라고 지적했다. 바닷가에는 이 작은 무인도의 엄청난 과거를 소개하는 설명판이 서있었다. 

멀리 실미도가 보였다. 13시 무렵이어서 최대 간조 시간이다. 실미도 바닷길이 드러나 있었다. 16시가 되면 길이 바닷물에 잠기기 때문에 그 전에 돌아와야 한다. 날씨는 쾌청하고 바다 바람은 제법 거세게 불었다. 실미도를 향해서 천천히 걸었다.  

평일이어서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형광색 조끼를 입고 갯벌 체험을 하는 사람들도 보였다. 모래가 많아서 발이 갯벌에 깊이 빠지지 않는 곳이다. 

마을 어민들도 갯벌에서 무언인가를 채취하고 있었다. 바다는 풍요로운 곳이다. 

400여m 정도를 걸어서 실미도에 도착했다. 먼저 섬의 우측으로 걸었다. 바닥은 화강암 자갈로 덮혀 있었다. 언덕에 해식 동굴과 진달래 꽃이 보였다. 

해안을 따라 걸었다. 크고 작은 돌로 덮여 있어서 걷기에 좋지는 않았다. 온통 화강암 자갈이었다. 바다에는 작은 배가 줄지어 떠 있었다. 

바다는 잔잔했다. 바다 건너에는 우리가 건너왔던 아치형 다리와 영종도가 보였다.  

684부대원들이 훈련을 받았을 것 같은 해변도 보였다. 온통 자갈과 바위투성이였다. 

해변 바위에는 굴이 아주 많이 붙어 있었다. 

해변을 돌아본 후 뒤돌아 나왔다. 들어오면서 보았던 해식동굴 주변에는 다른 해식동굴도 보였다. 봄꽃들이 피어있었다.

무의도와 연결되는 실미도 바다길 입구로 돌아왔다. 실미도의 왼편에는 백사장이 큰 호를 이루고 있었다. 여름철 해수욕장으로 좋을 것 같았다. 곳곳에 고립 위험지역이라는 간판이 보였다. 밀물로 길이 잠기기 전에 되돌아오라는 뜻이다. 

이제 무의도로 되돌아간다. 무의도까지 길이 이어져 있었다.  

실미도는 우리나라 현대사에서 남북 갈등의 현장이다. 한편 간만의 차로 인한 모세의 기적과 갯벌 체험을 할 수 있는 흥미로운 곳이다. 수도권에서 가까워서 많은 사람들이 갯벌 체험과 캠핑을 하면서 바다와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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