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07
프랑크푸르트에서 처남을 만나기로 했다. 네덜란드 아인트호벤에서 우리를 데리러 오는 것이다. 해외에서 만나니 더 반갑고 멀리까지 와주니 고마웠다. 바덴바덴에서 2시간 30분 가량 걸렸다.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중화루에서 만났다. 한국식 중국음식점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주말이어서 예약이 가득 차 있어서 식사를 하지는 못했다.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렌트카를 반납하고 처남 차로 아인트호벤으로 이동했다. 독일 아우토반 가에는 계속해서 풍력발전기가 나타났다. 독일은 대체에너지 전환에서 매우 앞서 있는 것 같았다. 우리나라도 본 받아야 할텐데.
네덜란드 아인트호벤에 도착하니 오후 5시경이었다. 3개 층을 사용하는 타운하우스였다. 주택을 보니 네덜란드 사람들은 검소하고 실용적인 것 같았다. 처남 가족들의 따뜻한 환영을 받고 휴식을 취했다.
2024.09.08
일요일이다. 오전에 네덜란드 골프장을 구경하러 갔다. 조카가 골프 레슨을 받는 곳이다. 어프로치 연습장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골프를 배우고 라운딩하기 참 좋은 환경이다.
드라이빙 레인지도 넓고 길었다.
조카가 골프레슨을 받는 동안 클럽하우스에서 차를 한잔 했다. 멋진 곳이다. 미국 골프장 클럽하우스보다 잘 꾸며져 있는 것 같았다. 날씨마저 쾌적했다.
오후에는 연못가에 있는 카페로 갔다. 네덜란드에는 크고 작은 연못이 많았다. 카페는 집에서 걸어가기 좋은 거리였다. 가는 길은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가 이어져 있었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연못 건너 카페가 보였다. 목조건물 주위에는 타프를 쳐 놓아서 분위기가 좋아보였다.
카페에는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가족 행사를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네덜란드 생활 이야기를 들으며 맥주도 한 잔 했다.
처남가족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러 데자뷰 레스토랑으로 갔다. 이 곳에서는 일반적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보기에는 특이한 식당이었다. 한 회에 한가지 씩 20회까지 음식을 주문할 수 있었다.
음식은 야채, 생선, 육류, 디저트 등 상당히 다양했다. 주문을 하면 테이블로 가져다 주어서 좋았다. 음식 맛도 훌륭했다. 20회를 다 채우지 못했는데 이미 배가 너무 불렀다. 와인도 곁들였다.
2024.09.09
충분한 휴식으로 재충전하고 다음 목적지인 아이슬란드로 가기 위해 암스테르담으로 이동했다. 아인트호벤역에서 기차에 올랐다.
차창 밖 풍경은 단조로웠다. 평지에 초지가 넓게 펼쳐져 있었다. 초지에는 소가 많았다. 낙농 국가다웠다. 초지에는 소박한 집이 보였다. 가끔씩 보이는 공업단지는 고압선 철탑으로 이어져 있었다. 한 시간 20분 가량 걸려서 암스테르담 스키폴 국제공항역에 도착했다. 체크인 시간 전이어서 공항 호텔에 짐을 맡겼다. 암스테르담을 돌아보기 위해서 온라인으로 1일 교통 티켓을 샀다. 공항에서 버스를 타는데 티켓을 스캔해도 검표기가 무반응이었다. 온라인 표를 지정된 곳에서 다시 교통권으로 바꾸어야 하는 모양이다. 당혹스러웠다.
네덜란드 국립미술관(Rijksmuseum)이 있는 박물관 광장(Museum Square)에서 내렸다. 마침 점심 시간이다. 코브라 카페레스토랑에서 쇠고기 크로켓(Two Beef Croquettes)을 먹었다. 네덜란드 전통 음식이라고 했다. 빵과 샐러드가 함께 나왔다.
가까이에 있는 국립미술관으로 이동했다. 19세기에 지은 빨간 벽돌 건물이 고풍스럽다. 네덜란드의 미술과 역사를 주로 전시하고 있다고 한다. 소장품이 백만개가 넘고, 그 중 8000개 정도를 전시하고 있다고 한다.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박물관이다.
길게 늘어선 줄 뒤에 서서 입장할 수 있었다. 시대별로 전시실이 나뉘어 있었다. 전시물이 너무 많아서 눈에 띄는 것과 유명한 작품을 위주로 둘러 보았다. 실감나는 복숭아 정물화가 먼저 눈에 띄었다. 어두운 배경 속에서 노란색 과일이 실물처럼 생생하게 보였다. 1705년 아드리앙 코르트의 바로크 작품이라고 한다.
한 때 동인도회사를 운영하며 전세계의 해상과 부를 석권했던 네덜란드의 전성기가 느껴지는 배 모형도 있었다. 1698년에 건조된 네덜란드 전함 윌리엄 렉스(William Rex)를 1/12로 축소한 것이다. 74개의 함포를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멀리 뒷편 벽면 입구 위에는 영국의 군함 HMS 로얄 찰스의 선미에 붙어 있었던 왕실 문장이 걸려 있었다. HMS는 His/Her Majesty's Ship의 약자로 국왕/여왕 폐하의 선박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이 배는 네덜란드가 2차 영국-네덜란드 전쟁이 있었던 1667년에 영국의 메드웨이 강을 침공하여 포획했었다. 당시 네덜란드의 국력이 어느정도였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워털루 전투를 그린 큰 그림을 만났다. 1815년 나폴레옹이 웰링턴에게 패배한 전투이다. 그림 중앙에 말을 탄 웰링턴이 옆을 바라보고 있었다. 프러시아 지원군이 온다는 뉴스가 전해지는 장면이라고한다. 피네만(Pieneman)의 대작으로 이 박물관 최대 작품이다.
당시에는 흔치 않았던 여성 화가 테레사 슈바르츠의 1885년 작품도 있었다. 파리의 모델이었던 젊은 이탈리아 여성을 그린 것이라고한다. 모델의 표정이 화가의 마음처럼 굳건해 보였다.
네덜란드의 작가 고흐의 자화상도 전시되어 있었다. 파리로 간 초기에 모델료를 지불할 형편이 안되어 자신의 모습을 그린 1887년 작품이라고 한다. 이 그림을 보고 부자들이 초상화를 많이 의뢰하기를 기대했을 것이다.
또 다른 네덜란드의 유명한 작가 램브란트의 야경은 복원 공사 중이었다. 볼 수는 있었지만 비계가 세워져 있어서 일부가 가려져 있었다. 관람을 마치고 다시 버스를 타고 암스테르담 중앙역으로 이동했다. 이 곳에 와서야 비로서 제대로 된 1일 교통권으로 교환할 수 있었다. 중앙역 뒤에는 큰 운하를 건너는 페리 승차장이 있었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다. 우리도 페리를 타고 운하를 건너가 보았다. 자전거를 가지고 건너는 시민들도 많았다. 네덜란드는 자전거의 나라 같았다. 어디에서나 자전거를 탄 사람들이 많았다.
운하 건너편에는 식당과 상가가 있었다. 조금 걸으니 비가 살짝 뿌리기 시작했다. 돌아오는 페리를 탔다. 넓은 운하에는 배들이 부지런히 오가고 있었다.
운하를 따라 난 길을 걷다가 도심 쪽으로 들어섰다. 쌍둥이 종탑이 있는 건물이 보였다. 성니콜라스 바실리카 성당이다. 성 니콜라스는 이 성당과 암스테르담의 수호성인이라고 한다. 니콜라스 성인은 항구도시에서 자주 만날 수 있었다. 아일랜드의 골웨이에서도 이 성인의 이름을 가진 교회를 방문했던 기억이 있다. 선원들을 보호해주는 성인이다. 이 성당은 암스테르담의 중요한 가톨릭 성당이라고 한다. 메인 파사드에는 두개의 종탑과 그 사이 벽면에 둥근 장미의 창이 있었다. 성니콜라스 조각이 장미의 창 위의 박공(gable)에 서 있었다.
길을 따라 조금 더 걸었다. 오른 쪽에 운하와 암스테르담 중앙역 건물이 보였다. 운하의 도시라고 부를만 하다. 빨간 벽돌 건물인 중앙역 건물도 대칭을 이루며 아름다웠다.
길은 좌측으로 이어져 있었다. 암스테르담의 번화가이다. 좌측에는 운하 크루스 부두(Damrak)가 이어져 있다. 우측에는 고풍스러운 멋진 건물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길을 건너 골목으로 들어갔다. 커피숍 간판이 나왔다. 처남댁에게 들은 말이 생각났다. 네덜란드에서 커피숍은 마약을 구매하거나 즐길 수 있는 장소라고 했다. 그렇다고 해서 네덜란드에서 마약이 합법인 것은 아니다. 다만 1976년부터 관용정책을 시행하면서 일정한 조건 내에서 거래되고 소유한 마약을 용인하고 있다. 커피숍에서 한 사람에게 판매할 수 있는 마약의 종류와 양이 정해져 있다고 한다. 커피숍 안과 주변에는 젊은 남성들이 많았다. 커피를 마시고 싶으면 카페 간판을 찾아가야 한다고 했다. 우리와 참 다른 나라인 것 같았다.
뒷골목으로 걸어 들어갔다. 사람들이 참 많았다. 다양한 작은 가게들이 이어져 있었다. 관광객이 많이 오는 곳인지 기념품 가게도 많았다.
터키 사람들이 하는 감자 구이 요리 식당을 만났다. 감자를 익히고 위에 토핑을 얹어서 팔고 있었다. 감자를 보고 참 크다고 이야기를 하자 들어오라고 적극적인 호객행위를 했다. 들어가서 하나를 시켜서 먹어 보았다. 맛이 괜찮았다.
어두워지기 시작해서 공항 호텔로 돌아가기로 했다. 중앙역 앞에서 4번 트램을 탔다. 구시가지를 벗어나자 개성없는 길다란 5층 내외의 타운하우스가 계속되었다. 이 나라 사람들은 화려한 것을 추구하지 않는 것 같았다. 박물관 광장으로 가서 공항가는 버스를 타려고 했다. 그런데 중앙역에서 현지인이 알려준 것과 노선이 달랐다. 의사소통 오류였나보다. 노선을 찾아보니 암스테르담 라이 역으로 간다고 나왔다. 다행히 그 역에서 내려서 일종의 특급열차인 것 같은 스프린트 기차를 타고 스키폴 공항으로 올 수 있었다.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룸서비스로 피자와 샐러드를 시켰다. 기대 이상이었다. 긴 하루였다.
네덜란드: 아인트호벤, 트라피스트 수도원, 호게 벨루웨 국립공원, 오에르세 풍차 제빵소 (3) | 2025.01.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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