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여행/스위스

스위스: 루체른

Travel Memories of GG Couple 2024. 11. 17. 20:23

2024.09.04
오늘도 알프낙스타드에서 루체른으로 기차를 타고 왔다. 루체른은 이 지역의 경제, 교통, 문화, 언론 등의 중심지라고 한다. 인구는 82000명 정도로 스위스에서 일곱번째로 큰 도시이다. 인근 지역을 모두 합하면 22만명 정도이다. 인구의 60% 정도가 가톨릭 신자라고 한다. 스위스가 개신교 국가인 점을 감안하면 특이하다. 그 배경은 8세기에 이 곳에 세워진 카톨릭 수도원이 이 지역의 문화와 경제의 중심적인 역할을 해 왔기 때문이다. 종교 개혁 시기에도 성프란시스코를 따르는 카푸친 수도회와 예수회의 영향으로 카톨릭 신앙이 유지되었다. 그래서 루체른을 스위스의 카톨릭 수도라고 부르기도 한다.
루체른은 스위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 손꼽힌다. 구시가지, 예배당 다리, 루체른 호수, 레우스 강, 필라투스와 리키산 등이 있기 때문이다. 오늘 첫번째 방문지는 성레오데가르 교회(성당)이다. 깃발이 꽂혀있는 호수다리(SeeBruecke)를 건너서 호수가를 따라 걸었다. 멀리 성레오데가르 성당의 쌍둥이 종탑이 솟아있었다. 

뒤를 돌아보니 호수와 루체른 구시가지가 조화를 이룬 모습이 아름다웠다. 호수에는 빌헬름 텔이라는 큰 배 레스토랑이 있었다. 전망이 좋은 훌륭한 레스토랑 같았다. 큰 가로수가 양쪽으로 이어져 있는 길로 이어졌다. 적절한 기온과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나무 그늘을 걸으니 쾌적하다. 옆에는 멋진 호텔이 서있다. 루체른 그랜드호텔( Grand Hotel National Luzern)이다. 1870년에 문을 열었다. 신바로크, 신 르네상스 건축물이라고 한다. 1층에는 큰 파라솔 아래 고급 레스토랑이 펼쳐져 있었다. 

성레오데가르 교회는 언덕 위에 있었다. 계단을 천천히 올라갔다. 이 교회는 17세기 전반에 건축된 독일 르네상스식 건물이다. 주교좌 성당으로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건물이다. 이 자리에는 8세기부터 카톨릭 수도원이 있었다고 한다. 루체른을 스위스의 카톨릭 수도로 만들게 된 출발점이다. 아뭏든 이 곳은 종교적인 입지인가 보다.

한 쪽에 아기 예수를 안고 서 있는 성모상이 보였다. 카톨릭 성당답다. 

실내로 들어갔다. 벽과 기둥은 밝은 색 암석으로 단순한 모습이었다. 그래서인지 황금색과 검은색으로 장식된 제대가 더 화려하게 돋보였다. 

황금으로 장식된 부조에는 중앙에 돌아가신 예수님을 십자가에서 내리는 성모 마리아를 비롯한 사람들이 새겨져 있었다. 화려한 황금 장식은 당시 사람들의 깊은 신앙과 정성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뒤를 돌아보니 입구 위에 커다란 파이프 오르간이 보였다. 1640년에 처음 설치했고, 이후에 조금씩 확장했다고 한다. 이 오르간의 파이프는 한 때 세계에서 가장 길고 무거운 것이 었다고 한다. 길이가 10.7m, 무게가 383kg인 파이프라고 한다. 가운데에 서 있는 파이프일 것 같았다. 파이프오르간의 전체 무게는 30t에 이르고, 7374개의 파이프로 되어 있다고 한다. 소리도 매우 우렁차고 아름답다고 한다. 미국 작가 마크 트웨인은 1878년 이 성당을 방문하고 파이프 오르간 소리에 감탄했다고 한다. 여름에는 저녁 6시에 오르간 콘써트가 열린다고 한다. 다음 사진은 hoforgel-luzern.ch에서 가져온 것이다.  

두번째 목적지인 루체른의 빈사의 사자상을 보러갔다. 복잡한 거리를 따라 한참을 올라가니 연못 뒤 큰 바위 가운데 움푹한 곳에 사자상이 보였다. 1821년에 완성되었다. 쓰러져서 죽어가는 모습이었다. 등 쪽 옆구리에는 창에 찔린 듯 촉이 박혀있다. 아주 정교해서 진짜 사자 같았다. 프랑스 혁명이 일어났을 때( 1792년) 파리의 튈르리 궁전을 사수하다 죽은 스위스 근위병을 추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그들의 충성과 용맹을 기리는 것이라고 한다. 스위스인들은 15세기부터 용병으로 활약했다고 한다. 그들은 용맹성과 충성심으로 유명하다. 지금도 교황청은 스위스 근위병들이 지키고 있다.  

바로 옆에 빙하가든이 보였다. 빙하 포트홀을 비롯한 이 지역 사암 지층과 공원, 거울 미로, 자연사 박물관을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동안 스위스 여행에서 직접 경험한 내용과 비슷할 것 같아서 통과하기로 했다. 내려오는 길에 보우르바키 파노라마(Bourbaki Panorama) 건물을 만났다. 길이 112m, 높이 10m의 거대한 그림을 볼 수 있다고 한다. 1871년 격렬한 프랑코-프러시아 전쟁 동안 스위스로 피난을 온 프랑스 군대의 행렬과 이동 과정의 여러 상황들이 묘사되어 있는 것 같았다. 

큰 길을 건너서 세번째 목적지인 루체른 성벽(Musegg Wall)을 향해서 올라갔다. 구도심을 방어하기 위해서 14세기에 건설되었다. 구도심의 북쪽 언덕 위에 800m 길이로 펼쳐져 있었다. 스위스에서 가장 길고, 잘 보존된 방어성벽이다. 9개의 망루가 있는데 그 중 4개를 올라갈 수 있다. 제일 서쪽에 있는 성벽과 망루에 도착했다. 보존 상태가 좋았다. 이 망루는 올라갈 수 없었다. 

길을 따라 북쪽으로 이동해서 성벽의 다른 문 입구에 도착했다. 성벽과 망루로 이어지는 계단이 있었다.

입구를 따라 성 밖으로 나가서 성벽과 망루를 바라보았다. 

망루 위로 올라갔다. 전망이 좋아서 루체른과 루체른 호수의 멋진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망루의 서쪽을 바라보니 길게 이어진 성벽과 다른 망루들이 보였다. 

성벽을 따라 걷다가 다음 망루로 올라갔다. 망루의 동쪽 풍경이다. 길게 이어진 성벽과 지붕이 뾰족한 망루들의 모습이 멋지다.  

이 망루는 시계탑을 겸하고 있었다. 시계를 작동시키는 기어 장치를 볼 수 있게 해 놓았다. 루체른에서 가장 오래된 시계여서 다른 시계보다 1분 먼저 울린다고 한다. 

9개 망루를 소개하는 그림이다. 시계탑(Zytturm)이 있는 이 망루가 중앙에 있었다. 

루체른 시내를 내려다 보았다. 앞쪽에는 구시가지가 펼쳐져 있고 멀리에는 신시가지가 보였다. 

성벽을 따라 걷다가 내려왔다. 아래에서 바라본 성벽은 정말 높고 위압적이었다.  

성벽은 언덕 내리막을 따라 강기슭까지 이어져 있었다. 

강가에 있는 마지막 망루이다. 높이는 다른 망루보다 낮았지만 둥근 모습이 아름다웠다. 여기에서 방어선은 강으로 이어졌을 것이다. 

도심 쪽으로 걸었다. 스프레우에르다리가 나왔다. 15세기에 세워졌다. 예배당 다리(카펠교)와 같이 지붕이 있는 목조 다리이다. 길이는 더 짧았다. 다리 지붕 천장에는 중간 중간마다 그림이 걸려있었다. 죽음을 모티브로 했다고 한다. 어디에나 죽음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다리 가운데 붉은 색으로 돌출된 지붕이 있는 작은 부분은 다리 교회(채플)라고 한다. 성모마리아에게 헌정되었다. 다리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곳이었을 것이다. 다리에 그림과 교회를 만들어서 왕래하는 사람들을 교화하려고 했던 것 같다.

다리를 건너 강가를 따라 도심 쪽으로 조금 걸었다. 바늘댐(Needle Dam)이 나타났다. 루체른 호수의 물높이를 조절하기 위해서 19세기에 만들었다고 한다. 루체른 호수 물은 이 레우스강으로 흘러 내려간다. 지금은 물이 흘러내려가는 폭을 아주 좁게 조절해 놓았다. 홍수를 방지하고자 할 때에는 이 긴 바늘 모양의 댐을 회전시켜서 물이 많이 흘러가게 하는 것이다. 쉽게 수위를 조절할 수 있는 재미있는 발상이다.

조금 더 걸어서 제수이트교회 쪽으로 이동했다. 작은 길에서 나오는 미니 기차를 만났다. 시내 관광을 할 때 타면 좋을 것 같았다.

제수이트교회 옆길로 접어 들었다. 급수탑이 멀리 보였다. 거리와 건물을 살펴보면서 예배당 다리(카펠교)로 걸어갔다.

예배당 다리(카펠교)를 건너 구시가지로 접어 들었다. 고급스러운 가게들이 줄지어 나타났다. 시청사 곁에 있는 곡물 시장(KornMarkt) 광장에 들어섰다. 더운 오후여서 사람들이 분수 물을 마시고 있었다. 스위스에서는 물은 분수에서 마시면 된다. 수질이 아주 좋다고 한다. 

광장에는 돌로 높게 쌓아 만든 시계탑과 시청사 건물이 보였다. 공공건물에는 시계가 붙어있는 것 같았다. 고풍스러워 보이는 시청사는 이탈리아 르네상스식 건물로 17세기 초에 세워졌다고 한다.

시청사의 강쪽 한켠에는 시청사양조장(Rathaus Brauerei)이 자리잡고 있었다. 

양조전문가가 직접 맥주를 만드는 곳이다. 매우 붐비는 곳이었다. 운 좋게 강가 파라솔 아래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루체른의 하루를 전망 좋은 곳에서 맛있는 맥주와 함께 즐겁게 마무리했다. 아름다운 도시이다.